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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condition &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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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condition & sunshine
여러분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으시나요.
한 여름에도 흰 와이셔츠 바람으로 에어컨이 빵빵 터지는 곳에서 일하는 경우와 땡볕에서 때국물이
흐르는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안전화를 신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일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딜 선택할까요?
물어볼 필요조차, 대답을 들을 가치조차 별로 없는 이야기가 될 수 도 있겠죠.
인간이기에 작업환경이 좋은 곳에서 일하고 싶은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버릴 수 없으리라 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인간이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하여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 돈벌이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서 갈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 시대에도 배짱이 스타일로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에는 농경사회가 되다보니 특별한 지주나 벼슬아치가 아닌 이상 땡볕에서 온몸을 혹사시키면서
일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었다.
그 당시에 에어컨은 없었지만 부채 정도를 흔들면서 탱자탱자 했던 사람들도 간혹 있었다는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눈부시게 발달한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땡볕에서 강한 햇볕과 싸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일의 특성상 햇볕과 마주치지 않고는 일 자체가 안 되는 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싫으나 좋으나
외부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농장에서 작물관리를 하는 사람들, 배 위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사람들, 공사판에서 일 하는 사람들,
험악한 곳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과 함께 자연과도 싸워야 하는 2중고를 겪고 있다고 본다.
일감 중에 태양과 마주치지 않으면 아무 꼴도 안 되는 대표적인 일이 바로 농업이라 본다.
농장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일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식물이 성장하고 수확하는 전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재배하는 식물공장을 제외하고는
죄다 태양과 만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농업 자체가 태양산업인 관계로 태양을 떠난 농업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덧붙여 태양광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도 농사 못지않게 태양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어떤 곳에서 일해서 밥 벌어 먹고 사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 같다.
에어컨 밑에서 일해서 벌이를 하는 사람이나 땡볕에 그슬려가면서 일한 대가로 밥 벌어 먹는
사람이나 먹는다는 것에서는 자연스럽게 수렴이 되고 있다.
단 작업환경이 어떴냐에 따라서 사람의 선호도는 다 다르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욕망은 다 있을 것이다.
그 욕망을 충족시키냐 아니냐가 자신의 밥자리에 대한 만족과 불만족의 차이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밥자리가 있는 것 만 해도 만족스럽다고 본다면 세상에 뭔 일을 해도 그 안에 숭고한 가치가
발현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떤 일을 하면서 밥 벌어 먹고 살 것인가는 자신의 선호도와 판단, 그리고 주변의 환경이
좌우할 것이다.
시원한 곳에서 일하고 싶어도 거기에 갈 준비가 안 된 경우엔 그림에 떡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땡볕에서 일하여 밥 벌어먹는 곳에 자발적으로 간다는 것도 용이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지만으로 그 길을 간다는 것은 결코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구상에는 다양한 일들이 존재한다.
일의 귀천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일 안에서 어떤 가치를 찾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일을 하여 돈도 벌고 그 안에서 가치도 찾는다면 1석2조의 효과도 거두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맹렬하던 땡볕은 가을바람에 밀려 떠나버렸다.
어느새 땡볕이 그리운 계절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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