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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더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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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9-23 07:38 댓글 0건 조회 2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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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고추가 더 맵다.

 

옛 말에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다.

역으로 추적해 보면 큰 고추는 덜 맵다는 말과 상통하리라 본다.

고추는 매운맛에 먹는 것인 만큼 매움이 클수록 매력적인 채소라 본다.

요즘들어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연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실제로 베트남 같은 곳에서 자라는 작은 고추는 무진장 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청양고추는 매운 맛에 대명사 품종이다.

이 고추 또한 작은 고추이지 큰 고추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고추의 원산지는 애석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와는 멀어도 너무나 먼 중앙아메리카쪽이다.

콜롬부스가 인도를 간다고 떠나서 발견한 땅이 소위말해 신대륙 아메리카이다.

당시에 그가 인도로 향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후추 무역을 하기 위하여 갔던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도착해 보니 자신이 원하던 후추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것이 아닌가.

빈손으로 고국으로 돌아가기에는 염치가 없었기에 거기서 색다를 것을 발견하여 가지고

 간 것이 바로 고추였다.

그 흔적은 고추의 영어 명을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다.

고추를 영어로 표기하면 red pepper이다.

그대로 직역하면 붉은 후추라는 의미이다.

 

이 고추가 돌고 돌아서 우리나라에 까지 오게 된다.

조선 중엽인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독한 고춧가루를 뿌려 한국인을 괴롭히거나 죽이려고

 들여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고추를 한국인은 김치나 된장국 같은데 넣어서 새로운 맛을 창출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 이후 우리나라 음식에 고추가 빠지면 아무 것도 못할 정도로 귀중한 식재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큰 고추치고 매운 놈은 거의 보지 못했으리라 본다.

고추와 아주 흡사하게 생긴 bell pepper(피망, 파프리카)같은 것은 맵기는커녕 달콤한 맛으로

 인간의 미각을 자극하고 있다.

고추의 경우에 매운 맛이 주특기인데 그게 크면 클수록 매운맛은 사라지고 엉뚱한 맛이 꿰차는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어이 고추의 세계에서만 그런 일이 벌어지겠는가.

요즘은 육종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새로운 품종들이 끊임없이 창출되고 있다.

어떤 식물은 가급적 크기를 작게 만들려고 육종을 하고 또 어떤 식물들은 크게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다.

큰 것은 보기에는 그럴싸할는지 모르지만 내용물에서는 작은 것에 비해서 미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

 

예를 들어 감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우리나라 재래종 감들은 씨앗도 많이 들고 크기도 작지만 그 내용물은 탱글탱글하다.

곶감을 만들던 친감을 만들던 간에 감의 특유에 맛인 단맛이 무진장 강한게 특징이다.

그런 감을 가지고 품종개량을 하여 크기를 엄청 불려 놓은 것이 있다.

보이게는 그럴싸하다.

하지만 그렇게 큰 감을 가지고 곶감을 만들다보면 다 마르기도 전에 철철 흘러서 아무 

꼴도 안 되는 일이 발생된다.

물론 인위적인 건조기에 말리면 그렇지 않겠지만 많은 량을 건조기에 집어넣어서 곶감을 

만드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큰 만큼 헤식하게 된 것이다.

 

크면서 헤식하지 않게 육종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본다.

동일한 조건에서 자라는데 크게 자라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물이 더 많이 보충되어야 할 것이다.

그 덕분에 고형물을 적어지고 세포사이에 물로만 가득찬 과실이나 채소가 나온다는 것이다.

무조건 허우대만 키운다고 다 좋은 상품의 채소나 과일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맛을 우선으로 하는 식재료에서는 그 재료가 가지는 고유한 성분이나 맛이 제대로 창출되었을 때 

인간으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서 인간을 대입시켜보면 어떻겠는가.

역시 크게 틀린 바는 없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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