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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고양꽃박람회를 다녀와서 -제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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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5-15 09:53 댓글 0건 조회 5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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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고양꽃박람회를 다녀와서 -2-


   꽃 박람회 가는 길이 예전에 갔던 길과 똑 같은데도 불구하고 그 느낌은 사뭇 다름을 확연하게 각인시키고 있었다. 자유로의 중간에서 일산호수공원으로 빠지는 도로로 접어들게 된다. 전에는 비행기모양의 킨텍스 건물이 웅장하게 나타났었는데 이번에는 신축 고층 아파트 건물이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킨텍스 건물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다. 호수공원 주변으로 산재해 있었던 나대지가 고층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고양과 파주의 부동산이 엄청 뜨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실제 호수공원 근처에 신축 아파트는 이미 한참 전에 시공이 된지라 북한 화해 무드와는 관계가 좀 적은 듯 싶으나 누군가가 이런 상황이 올 줄 알고 신축을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간다. 어찌하였던 호수공원 근처에 새로 짓는 아파트는 분양 대박이 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인 것 같았다. 그럴 줄 알은 사람만 투자에 따른 돈 맛을 보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차량과 인파를 헤치고 MBC 앞에 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 정문에서 차가 멈춰 섰다. 인산인해라 더 어울린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꽃의 숫자나 인간의 숫자나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붐빈다. 실제 입장료도 12,000원으로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인간들이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격이 높아졌다는 논리도 될 것이고 다른데서 볼거리가 없어서 대안으로 여기를 찾아왔다고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가족단위도 많이 보였지만 유치원 아이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이렇게 많고 예쁜 꽃을 어린 시절에 본다는 것은 그 아이들이 커서도 정서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 본다. 바른 인성과 예리한 감각은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이런 박람회가 처음이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필자는 전공이 이쪽이 되다보니 여기에 와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내가 많이 와 봤기에 다른 사람도 한 두 번은 보았을 것이라는 것도 하나의 편견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하게 된다. 모든 것을 내 잣대에 대고 재단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도 이런 사례를 통해서 알게 된다. 처음 온 사람이 받는 감동은 자주 온 사람에 비하여 몇 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니면 이런 꽃 박람회와는 전혀 관계를 하지 않고 살았기에 감동이 더 적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박람회 관람을 통하여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어떤 것들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보고자 하는 주제를 어느 정도 설정하고 관람에 들어갔다. 역시 꽃 박람회라 하면 많은 꽃을 전시하여 많은 사람들의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데 초점이 맞추어졌으리라 믿는다. 꽃에 전문가들을 위한 것이라면 학술대회쪽으로 접근을 해야 하겠지만 이번 축제는 일반대중에게 꽃 문화를 심어주는데 주력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보니 최대한 화려하게 그리고 이 세상에서 보지 못했던 디자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양한 디스플레이나 화단 디자인 같은 경우 독창적인 작품도 있겠지만 외국의 유수한 사례를 벤치마킹 한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그런 것이 외국에서 베껴왔는지 아니면 독창적인지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으리라 본다. 독창이면 어떻고 베껴왔으면 어떻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감동을 받고 감탄을 내 밷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거기에다 입장료 12,000원이 아깝지 않다면 주최 측 입장에서 보았을 때 금상첨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오월 초에 피는 꽃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물론 3, 4월에 피었다가 진 꽃들도 많았지만 그것을 마다하고 5월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은 지금 이때가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철이라는 생각도 들어간다. 오랜 시간동안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면서 많은 노하우가 쌓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생명체라고 생긴 것은 죄다 활성화 되는 오월이야 말로 진정한 봄의 중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네덜란드의 봄은 큐켄(부엌이라는 뜻)호프(정원)라는 유명한 꽃 전시회를 기점으로 찾아온다고 한다. 얼마나 유명한지는 가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세계에 많은 사람 중에 꽃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본다. 이 전시회의 중심 꽃은 역시 튜울립이다. 몇 백만 송이의 튜울립 꽃이 파란 잔디를 배경으로 피어나는 모습은 지상의 모습을 벗어난 광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원래 튜울립의 원산은 터키인데 이를 세계적인 화훼의 반열로 올려놓은 것은 네델란드라고 한다.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튜울립이나 히야신스는 구경을 못했다. 이미 3~4월 달에다 피고 져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추식구근은 단시간에 개화하여 지는 꽃으로 시기를 맞추어 재배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에 용이치 않다고 본다. 대신 이번 꽃 축제에는 화단용으로 많이 재배되는 피튜니어와 팬지, 금어초, 제라늄, 한련화, 디기탈리스, 수국, 장미 같은 종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품종개량이 워낙 많이 일어난지라 같은 종류지만 품종에 따라 각양각색의 모양과 색깔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를 이용하여 형상화한 작품들도 상당수가 보였다. 그냥 도로변에 심어 있는 꽃 만 보다가 디자인 된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맛을 보여 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실내 공간에는 디자인 된 꽃들을 주로 전시하였다. 국제관에서는 각 나라에 특징적인 꽃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주 작품들은 절화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꽃 마다 원산지가 있는 터에 그 나라가 자랑하는 꽃들을 통하여 자신의 나라를 알리는 기회를 가지는 것 같았다. 아쉬웠다면 각 나라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디자인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검역이라던가 먼 거리에서 꽃 조달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그 나라의 고유한 화훼를 보여줄 수 있는 것에서는 부족함이 엿보였다.

 

   또 다른 실내 부스에는 한국에서 화훼를 통하여 밥 벌어먹는 회사들이 출품한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었다. 역시 프로급들이 만든 작품이나 화훼의 종류들은 뭔가 달라도 한참 다른 것 같았다. 혼을 담은 작품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받고 금전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는 계기라 되리라 본다. 특히 화훼를 통하여 디자인 된 작품들을 보면서 디자인의 세계가 끝도 한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왔다. 화훼를 통하여 제작된 설치미술을 통하여 꽃과 미술과의 절묘한 만남도 엿볼 수 있었다.

 

   꽃이 그냥 사람에게로 왔을 때에는 자연이 인간에게 온 것으로 인식될 것이다. 하지만 한 단계 디자인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모습의 꽃이 인간에게 오게 됨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세계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 중에 하나라 본다. 보통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플라워디자인 세계를 보통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본다. 천연자원을 한 번 더 손을 봄으로서 새롭게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사례라 본다. 이런 것은 하나의 작품이 될 수 도 있겠지만 꽃 문화를 재창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야외 전시장에도 역발상을 통하여 꽃의 변신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가 몇 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바로 앞에 있는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에 팔레놉시스와 반다 같은 양란을 거꾸로 매달아 장식한 코너가 보인다. 보통의 생각으로 모든 식물은 잎은 하늘 쪽으로 뿌리는 땅쪽으로 향하는데 이 코너는 거꾸로 매 달아 키우고 있었다. 수양형도 아닌 뿌리 자체를 공중으로 향하게 하는 특이한 전시법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식물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물구나무서기를 해야 함으로 고통이 따를 수 있겠지만 인간의 관점에서는 특이한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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