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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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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2-01 08:58 댓글 0건 조회 6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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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 가면 아주 유명한 공원이 하나 있다. 그 공원은 그 나라 국민은 물론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감탄사를 연발로 쏘아 대는 곳이다. 무엇이 그 공원을 그렇게 유명하게 만들었으며 왜 사람들은 그 곳을 그렇게 찾아가서 열광을 하는가? 남이 좋다니까 따라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남모를 매력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에 대해서도 관심을 아니 가질 수 없다.

 

이름하여 구엘공원이다. 구엘의 어원은 이 공원을 만들게 하는데 경제적 지원을 한 사람의 이름이라고 한다. 친근한 우리말로 표현한다면 물주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되리라 본다. 물론 이것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은 따로 있다. 속된 표현으로 물주와 설계자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다고 보면되지 않을까 싶다. 설계자는 더 소개하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가우디라는 건축가이다.

 

구엘공원은 지중해를 바라보는 골짜기 언덕에 형성되어 있다. 아침에 해 뜰 무렵 바라보는 지중해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구엘공원이 아니다 하더라도 그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중해는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명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아름다운 공원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 또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조경에서 차경이라는 기법이 있다. 멋있는 광경이 펼처지는 곳 옆에 별장이나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경포 근방에 관광시설, 설악산 울산바위 옆에 관광호텔이나 골프장 등이 좋은 예라 본다.

 

인간은 직선이나 자연은 곡선이다. 가우디는 자연을 최대한 인간에게 끌어 들이기 위해서 노력을 한 건축가라고 한다. 구엘공원은 일부 기둥을 제외하고 거의 곡선으로 처리하여 자연과 친화적으로 만들면서 인간의 의식에 거부감이 없도록 디자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현장에서 본 가우디 조경물은 모두 물결모양으로 처리하고 거기에 걸 맞는 디자인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독특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발상의 전환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의 차임점일 뿐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구엘공원의 조경시설물 하나하나가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 한 느낌을 줄 정도로 아름다웠다. 가우디가 이 정원을 디자인하면서 동화의 나라를 연상하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설물에 요정 모델 몇 개만 띄워 놓으면 영락없는 동화의 나라가 될 정도로 아름답고 신기하였다. 인간이 가지는 상상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바뀌어 놓을 정도의 식견과 안목 그리고 통찰력을 가지고 디자인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노력도 있겠지만 천부적인 능력도 수반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가우디의 스승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통찰력을 가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좋은 영감을 얻기 위해서 명소를 찾아 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건축학도가 유명한 건축물 답사를 하고 조경학도가 선진 조경시설물을 답사하는 것도 일종의 영감을 얻기 위한 초보적인 단계가 아닐까 싶다.

타일을 모자이크 한 장면은 지금도 뇌리에 확연히 살아있다. 타일의 어원은 라틴어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이를 발달시킨 나라는 기록상으로 중국이나 이슬람 문화권, 스페인에서도 이스람 통치 시절에 타일의 문화가 발달했다고 한다. 구엘공원의 광장 테두리와 조형물은 타일로 입혀 놓았는데 이 또한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명물로 손색이 없었다. 색채의 마술이랄까 타일은 주로 푸른색과 흰색을 중점적으로 사용하여 지중해의 여름철 더운 날을 심적으로 식혀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었다. 물론 필요한 장식이나 문양에서는 다른 색상의 타일을 썼으나 그 배경은 역시 푸른 타일의 조각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쓰다 남은 타일이나 병조각을 환경보호 측면에서 재사용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본 느낌은 그게 아니고 장식을 하기 위하여 문양이나 바탕에 맞는 타일을 준비하여 시공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어찌 되었던 타일조각을 통하여 만들어 놓은 휴식공간이나 조형물은 누가 보아도 걸작임에 틀림이 없었다. 가우디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이나 독창성 그리고 뛰어난 감각, 주변과의 조화 등을 통하여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드는 능력에서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경비소 등 건축물은 아름다운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건축에서 직선보다는 곡선처리가 엄청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직선은 설계에서 부터 곡선보다 쉬울 것이고 시공도 용이하리라 본다. 직선으로 된 시공물은 우리가 너무 많이 봐 왔기에 건축하면 우선 직선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궁궐과 같은 시설물에는 곡선이 많이 가미 되었지만 가우디의 건축물처럼 대 놓고 곡선 처리한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가우디 건축물의 곡선을 바라보면 뭔가 새로운 세계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면서 건축물의 남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시간이 많으면 음미를 하면서 찬찬히 보면 더 좋았을 터인데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보고 판단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 지방에서 생산되는 재료로도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구엘공원에 딱 들어서면서 펀득 뇌리에 떠 오른 곳이 제주도였다. 구엘공원의 기본이 되는 암석은 황색을 띠는 화산암의 현무암계통으로 보았다.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런 것 같았다. 학술적인 면이 아님으로 그 정도로 이해하면 되리라 본다. 제주도와 유사한 암석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고안해 낼 수 있는 여건이 있음을 직시하였다. 문제는 제주도에 왜 이런 디자인이 나오지 않았냐 이 말씀이다. 아무리 좋은 자원이 있다하여도 새롭게 꿰 맬 능력이 없으면 별 쓸모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본다. 물론 제주도를 구엘공원처럼 만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뭔가 이 세상에 없는 독창적인 산물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은 갖추고 있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을 뿐이다. 단 이런 식견이나 안목이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아마 우리나라 어느 구석에선가 이런 걸출한 인물이 자라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 보면서...

 

디자인된 조경 시설물을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된 시설물을 찾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론 어떤 건축물로 디자인이 안 된 것은 없으리라 본다. 단 독창적으로 디자인 된 것인가 아니면 남들이 고안해 놓은 디자인을 쓰느냐 이 차일 뿐이다. 어느 정도 경제적 수준이 된다면 건축물, 시설물 하나도 디자인을 가미하여 건설하면 더 아름다운 외관을 만들 수 있을뿐더러 우리나라도 디자인 강국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 아파트를 성냥곽 쌓아 놓은 것으로 폄훼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성냥곽 쌓아 놓은 것도 훌륭하지는 않지만 그 또한 디자인이 될 수는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은 아니라본다. 기왕 돈을 들여서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만든다면 디자인 감각을 살려서 지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문제는 비용이라 생각된다. “돈만 많으면 무엇인들 못하랴이렇게 접근할는지 모르지만 돈이 있다고 디자인이 잘 된 건물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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