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산에 안겨 울었네
페이지 정보
작성자 kimyki
작성일 2021-08-31 10:08
댓글 2건
조회 1,704회
본문
산에 안겨 울었네
바람소리/김윤기
달 뜨고 별 뜨는
산이 좋아
산에 안겨 울었다.
어머니 품어 안고
아버지 고이 잠든
적막한 저 산이 좋아
산에 안겨
숲에 취해 울었네
긴 잠 든 아내 깃들어 사는
나직한 저 산이 그리워
남몰래 오르고 올라
바람 소리, 새소리 사이에 숨은
함박꽃처럼
외로이 울었지
산비둘기 울음에 젖어
구구구 울었다네.
****************************
63년 정월에 어머니 홀로 외로이 떠나시고
해 건너 65년 여름엔
도진 지병을 견디지 못하시고 아버지마저
훌훌 떠나셨지.
40여 년 전
시부모 곁에 묻히고 만 아내
언덕에 기댄 묘(山)가 셋이다.
묘는 망자의 뼈를 품고
망자의 혼은 산을 품고 들을 품고
강과 바다를 품고 여기저기 흩어져 오롯이 살아 계시리.
- 이전글딸 결혼 스토리 - 제1탄, 시집이란 뭐냐? 21.09.08
- 다음글길 위에서 길을 묻다 191- 『약 속』 21.08.30
댓글목록
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詩語 한자한자가 심금을 울립니다.
보통인 누구나 토해 낼 수 있는 언어가 아닙니다.
한참 한참 위에 선의 경지에 가까운 시어입니다.
선배님의 시를 읽고 힐링이 되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그림과 시와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줍니다.
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