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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을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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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8-03 09:06 댓글 0건 조회 1,1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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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을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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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덥다는 관념이 머릿속에 콱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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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을 좀 하고 싶어도 덥다는 관념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들도 그냥 더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지금은 덜 하지만 예전에는 적도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낙천적이었다.

위기의식을 느낄 이유가 크게 없었던 것이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1년 내내 먹을 것이 생산됨으로써 식생활 걱정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의생활도 마찬가지였었을 것이다.

더운 날 굳이 옷이 필요 없는 관계로 북반구나 남반구에 사는 사람처럼 덕지덕지 껴입거나 털, 가죽옷이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인 스타일로 생활이 이루어졌으리라 본다.

 

덥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이 더 많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문명의 발생지가 적도 지방이 아닌 어느 정도 서늘한 지방에서 태동이 되었다.

뭔가 위기의식이 있을 때 인간은 그것을 극복하려는 방향으로 진화를 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매사가 느른해지게 되어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나고, 강한 햇볕에 주눅 들고,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사이에 인간이 가지는 능력이 쇠락해지는 것이다.

이런 더위가 오래 지속된다면 더위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될 것이다.

그 사례가 바로 적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상이라 짐작해 본다.

삶에 걱정거리가 크게 없는 적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큰 문명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 가는 대목이다.

 

그래도 우리에게 가을이라는 선물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시계를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가을은 오리라 본다.

푹푹 찌는 날씨 덕분에 가을이 더 진하게 우리에게 다가올는지 모른다.

봄처럼 온화한 상태에 있다가 갑자기 서늘한 가을이 온다고 상상해 보자.

과연 진한 가을 맛이 날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무더위의 절정이 지나가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덥다고 하는 78초의 중심부에 서 있는 것이다.

여름이 덥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가을을 맞이할 수 없으리라 본다.

작년 여름철에 긴 장마로 인하여 가을맞이가 제대로 안 되었던 역사가 있었다.

올처럼 이렇게 강렬한 햇볕이라면 올가을에 풍성한 수확은 따 논 당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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