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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접(高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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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6-28 18:35 댓글 0건 조회 6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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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고접.jpg

 

 

                      고접(高椄)

 

수농사를 지어보고 싶으신 분 있으리라 본다.

아니면 텃밭에 과수의 로망이라 불리우는 체리나무 같은 것을 심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분도 계실 것이다.

아니면 과수를 정원수처럼 키워서 정원도 가꾸고 과일도 따먹고 싶으신 분도 있을 것이다.

스페인의 유명한 성당 같은데 가보면 중정에 오렌지나무를 심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근 옥계중학교에 가보면 교사동 사이에 살구, 대추, 감나무 같은 과수를 심어서 정원수

같이 이용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심어서 잘 가꾸어 놓은 모습을 보면 그럴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남모를

 애환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골칫거리가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갈 때일 것이다.

정원수처럼 키우는 과수의 경우에는 과실에 큰 의미가 없겠지만 생계용으로 심은 과수가 

뜻대로 안되었을 때 상실감은 그 무엇보다 클 수 있을 것이다.

해서, 시작할 때 심사숙고하여 미래에 문제점을 줄여나가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사과와 같은 경우에 주로 부사계통이 많이 재배된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품종이 있겠지만 기본은 부사에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하지만 그 외 과수는 품종별로 성질이나 품질의 특성이 다양하기에 자칫 품종 선택이 잘못되면

 낭패를 겪게 된다.

과수 농사의 특징은 과일이 열릴 때까지의 시간이 최소한 3년은 걸려야 하고 제대로 

수확하자면 6년 정도 걸려야 한다.

한 번 잘못 심어 놓으면 최소한 3년이란 세월을 까먹게 된다.

거기에다 다시 갱신해야 하는 비용까지 합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품종선택이 잘못되어 낭패가 되었다면 그와 같은 종류의 품종으로 갱신시킬 수 있는 좋

은 방법이 제목과 같은 고접이다.

고접의 개념은 높은 곳에다 접목한다.”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보통의 접은 접지 면에서 길어야 20cm미만에서 접이 붙여진다.

그런데 고접은 그보다 한 참 위인 접지 면에서 1미터 이상에 난 가지에 접목을 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접을 했을 때엔 3년 정도 기다려야 첫 과일을 볼 수 있는데 고접의 경우 1년 

이상 당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시간에 과수원 전체에 품종을 갱신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도 있다.

 

 

그런데 이런 고접에도 문제점이 몇 가지 도사리고 있다.

먼저 많은 량의 접수를 찾아야 하는데 필요로 하는 접수를 구하기가 용이치 않을 수 있다.

개똥도 약으로 쓸려면 없다.”는 말과 같이 원하는 품종의 접수를 다량으로 구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수가 좋아서 근처에 필요로 하는 접수가 있다면 겨울철 전정할 때 그 주인에게 밥이라도 

한 끼 사 주고 얻어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난감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접수를 구해 와서는 접목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요는 접하는 기술이 탁월하면 본인이 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접사를 구해서 

접목을 붙여야 할 것이다.

접목시키는 봄철 한때가 적기임으로 그때에 접사들의 인건비는 생각보다 훨씬 비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접을 어느 정도 큰 나무의 윗부분에 붙임으로 일반 접목처럼 1대목1접수가 

아니라 1개체에 여러 가지에 접을 붙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연스럽게 엄청나게 많은 가지에 접을 붙여야 함으로 많은 인건비와 시간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고접의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생각보다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고접을 했을 시 고접병이라는 것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주로 바이러스의 감염인데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생육도 저조하게 되는 증상이다.

접목을 어느 부위에 했느냐에 따라 붙는 강도라던가 과일이 달렸을 때 지탱할 수 있는 

여력에도 문제가 발생된다.

가급적이면 과일이 달렸을 때 그 중량을 견딜 수 있는 부위에다 접을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다음으로 고접을 했을 때 당해 연도에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이다.

접목부위에 비닐로 감아 놓았기에 활착이 되고 난 다음 급격하게 자라다보면 비닐로 묶어

 놓은 부분이 잘록해 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걸 제때 풀어놓지 않으면 초여름 바람에 접목부위가 똑똑 떨어지는 증상이 발생된다.

기껏 힘들여 접목을 해 놓았는데 여름 바람에 그게 전부 망가졌다고 가정해보자.

가슴이 아파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함으로 그 세월을 까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면 밤잠이 잘 안 올

 것이다.

 

 

저의 사례에서 지난 해 감나무 고접을 해 놓았는데 80%정도가 활착되었다.

최근에 불어 온 바람처럼, 작년 이맘때도 그런 바람이 불었다.

당시에 품종갱신을 위하여 비싼 값을 주고 접수용 감나무 묘목을 구입해 왔다.

억지로 눈을 따다가 갱신을 해 놓았는데 바람에 그게 죄다 부러져버린 것이다.

다는 것은 모르지만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도 들어갈 정도였다.

당시에 문제가 되었던 것은 접목 부위 선정을 잘 못 하였다는 것이다.

보통은 접목하기 좋은 곳에다 붙이는데 이게 잘못된 것이다.

강릉 바람은 대관령에서 바다 쪽으로 부는 서풍이 가장 강하면서 무섭다.

그런데 대목에 서쪽 편에 붙인 것은 말짱한데 동쪽에 붙인 것은 바람에 죄다 떨어져

 버린 것이다.

이런 주의사항은 교과서에도 없었던지라 무심결에 그냥 붙였다가 큰 낭패를 본 것이다.

 

 

당시에 교훈을 가슴에 새기면서 1년을 기다렸다가 올 봄에 다시 고접에 들어갔다.

작년에 실패한 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굳은 신념에서 자신있게 고접을 하였다.

계획대로 잘 되었는데 엊그제 바람이 불고 난 다음 또 절망의 장면을 목격하였다.

작년보다는 좀 적게 접목부위가 떨어져 나갔지만 여전히 몇 개체가 떨어져나가면서 

시들어 있는 모습이 목격된 것이다.

 

 

이번에 실패작은 작년과 달리 굵은 가지에 접목한 것이 급격하게 자라면서 접목부위가 

잘록해 져 버린 것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하여 접목이 되고 난 다음 이내 접목테이프를 풀어서 원 대공에 묶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자라서 큰 가지의 접목부위가 약화되면서 쓰러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용을 써도 완벽하게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또 애꿎은 1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다리다 몇 가닥 남은 검은 머리카락이 다 시게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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