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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國弓)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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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2 작성일 2019-07-25 15:48 댓글 1건 조회 7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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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예찬

 

백세시대에 늙어 병들지 않고 건강을 지킬수 있는 방도는 적당한 운동 이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체력을 기르고 알맞은 체형을 유지 하려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하는게 아닌지.

변함없이 꾸준히 할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있던중에 친구의 권유로 십여년전 국궁에

입문하게 되었고 이날까지 끊임없이 운동을 할수 있었다는게 여간 다행스럽지 않습니다.

 

국궁(國弓)!
그 멋있는 활을 내가 쏘게 될줄이야.
건장한 장정들이 늠름하게 활을 당기는 모습,
그 늠름한 기상은 내 젊었을때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내가 처음으로 활을 접한건 군대 가기전 스무살때쯤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옛날 살던 마을 뒷산에 오르면 산위에 평지가 있었는데 그 한쪽에 과녁이 있었고

건장한 장정들은 반대편에서 활을 쏘고 있었지요.

붉은대 활과 깃털달린 화살......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활도 멋있어 보이고 활을 당기는 사람들은 늠름한 장수였습니다.

그렇게 멋있게 보이고 헌헌장부가 되기까지는 기초부터 차근차근히 다지며

몰입하여 습사도 하고 스스로 연구하는 끈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걸

입문하고 3년이나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랫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발을 땅에 박고 호흡을 멈춘후 활시위를 마음껏 당긴 연후에
자신도 모르게 화살을 보낼때의 그 시윗소리의 경쾌함!
선을 긋듯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화살을 응시할때의 뿌듯함!

그 아편같은 매혹에 빠져 국궁장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녔습니다.

 

145m 전방의 과녁을 맞추는건 차후의 문제입니다.

시윗소리가 얼마나 경쾌한지, 보낸 화살이 얼마나 일직선으로 날아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기초를 다져 놓으면 관중하는건 자연히 이루어집니다.

 

허리에 화살 다섯 대를 꽂고 7명이 사대에 서서 1()부터 5()까지

순번에 따라 쏘는데 5중에 1만 관중하면 1중이라고 하며

5중에 5모두 관중하였다면 55중이라고 하기도 하고 몰기(沒技)했다고도 합니다.

이 몰기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시합에 나가면 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되곤하는데 3몰기를 하면 그 대회에서 1등이 유력합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전방의 과녁은 내리는 눈송이로 가물가물한데

어느 장부 궁대에 화살을 꽂고 사대에 서더니  활에 화살을 매겨 활시위를 느긋이, 힘차게 당겨

한 호흡 멈춰서서 자신도 모르게 화살을 보내는구나.

하는 소리가 찰라에 들리더니 과녁에선 하고 관중의 메아리가 울려오네

눈송이를 머리에 이고 돌아서는 장부가 그 날 그렇게 매력적일수 없었다.

궁도대회에 출전해서 우수한 성적을 취했다 한들 이 보다 더 한 자기만족이 있겠는가'

 

국궁은 인생살이에 비견되기도 합니다.

활과 화살은 내 몸 같이 살피고 다듬고 어루만져주어야 합니다.

마치 아이들 대하듯이 하면 내 몸에 착 달라 붙습니다.

활과 내 몸이 일체가 되는 것입니다.

화살 한 대를 보낼때는(쏠때는) 정성을 다 해 보내야 합니다.

딸래미 시집보내듯이 정성들여 보내면 설사 관중을 하지 못하더라도

성공한것과 진배 없습니다.

보고있는 사람들이 먼저 압니다. 잘 쏘았다고 평이 좋습니다.
화살 한대 한대 보내면서 이런 정성으로 지난날을 살았더라면
내 삶이 좀더 성공적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국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인격수양의 장 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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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국궁, 언젠가 한번 잡아봤으면 했는데 이런 매력이 있었습니다.
좋은 글, 좋은 정보 1+1입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좀 올려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