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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싸는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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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 아마 몇 십년이 다 된 시절에 이야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득한 옛날 같지만, 마치 엊그제 이야기 같은 이야기다.
빡빡 밀은 머리에 단정한 교복을 걸치고 농고에 다닌 던 시절에 이야기
당시에 유명하신 선생님이 많으셨지만 그 중에 백미의 선생님은 역시 장동각선생님
이 선생님의 독특한 성질은 아주 직설적이라는 것
하고 싶은 말씀은 거의 거침없이 아웃풋을 하고 마는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의 눈 밖에 벗어나는 것도
타 선생님은 용납이 안되었지만
이 선생님은 농고의 정신을 발휘하여 용서가 되던 분이였다.
그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은
머리속에서 다 지워졌다.
좋은 것을 많이 가르쳐 주었지만 담을 용량(CPU)이 부족하여
이미 다 휘발이 되었다 .
그래도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그 분의 귀중한 어록은
“너희들은 똥 싸는 기계야.”
가 아닌가 싶다.
잘못 해석하면 학생을 무시하는 언어의 표현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 분의 성향으로 보았을 때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서 나온 표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분의 이야기는 인간이 이 세상에 나왔을 때
아무런 의식없이 밥이나 먹고 시간이나 까먹는 인생을
살아가지 말라는 준엄한 충고였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 분이
열강을 할 때가 그리워진다.
나는 과연 그분이 외쳤던
똥싸는 기계에서 벗어나고 있는가?
비가 며칠째 부슬부슬 오는 이 시점에서
그분이 갑자기 그리워짐은 왜 일까?
가을 탓일까
아니면 그 분의 인간적인 매력일까?
농고의 산 증인으로
농고의 정신을 늘 깨워주었던 분이었다.
이제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분이지만......
살아보니 똥 싸는 기계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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