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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 ⑱ ‘벼룩의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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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에게 간이 있을까?
늘 궁금했던 것 중 하나였습니다.
생물학이나 해부학적으로 벼룩에게는 간이 없다는 결론입니다.
간의 기능 중 중요한 한 가지는 단백질의 대사산물인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꿔서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인데 곤충들의 경우 요산을 바로 배출합니다. 즉 벼룩에게는 그런 기관이 전혀 없다는 거죠.
벼룩의간을 빼먹는다는 말은 도움을 받아야 할 매우 어렵고 곤경한 처지에 있는 '을’을 대상으로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피해를 주는 파렴치한 짓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지난 한해가 막 가는 시기에 불거진 어처구니없는 사건 하나가 우리를 분노하게 했습니다. 사회 곳곳에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인간들이 어디 하나 둘이겠습니까 만, 그것도 민의를 대변한다는 선출직 국회의원이어서 우리를 더 분노하게 했습니다.
오래 전 어느 기업인이 대한민국 정치는 삼류라고 일갈하기도 했는데, 국회의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좌관 몇 푼 안 되는 월급을 반납 받아 사생활에 쓰고도 오리발 내밀고, 당선되면 애비고 마누라고 가족이 모두 국회의원이 되어 갑질을 하고, 수천만 원짜리 명품시계를 뇌물로 받았다가 돌려주면 그만인 만능 국회의원의 나라.
그런 자들을 선량화 한 유권자의 책임도 없다 할 수 없지만, 이참에 정치권 물갈이 총 궐기대회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노가 자꾸만 생목처럼 치밀어 오릅니다.
한해가 다 가도록 소식도 없다가 오늘 어느 국회의원으로부터 자화자찬으로 가득한 공약실천 문자 한통을 받습니다. 평소 안하던 짓을 하면 어떻게 된다던데... 받고나서 문득 욕사발을 한가득 안기고 싶은 마음을 비겁하게도 이렇게 풀어버립니다. 다만 이류정치로라도 한 단계 상승시키려면 이번 총선에는 유권자의 힘으로 물도 갈고 고기도 갈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유권자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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