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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날 자면 눈썹이 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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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시풍습 중에서 섣달 그믐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어린 시절에는 이게 정말인가 싶어서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왜 섣달 그믐날 잠을 자면 눈썹이 셀 것인가에 대하여 한번쯤은 생각을 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새해를 맞이하는데 잠이나 쿨쿨자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온 것일까?
어림잡아서 유추해 보면
1.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밤새도록 반성을 하라는 의미
2. 새해를 맞이하면서 1년의 계획을 밤새워 짜라는 의미
3. 한해를 보내면서 무사안위에 대한 감사를 밤새워 하라는 의미
4. 모처럼 일가친척들이 모인가운데 인간적인 관계를 가져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
5. 1년에 한번 정도는 잠을 자지 않고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의미
6. 잠을 많이 자면 근면성이 떨어짐으로 연초부터 어린애들에게 군기를 잡자는 의미
7. 인간 신체구조상 많은 잠을 자면 눈썹이 빨리 셀 수 있다는 속설
8. 눈썹이 센다는 것은 흰 모발이 나온다는 이야기로 보았을 때 세월감을 잠시나마 멈추고 싶었던 우리 조상들의 욕망(예나 지금이나 나이 먹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너무 많음)
9. 나이를 먹으면 노인들이 잠을 잘 못자는 심정을 자식들이 하루라도 직접 경험을 해 보라는 의미
10. 새해는 잠을 안자고 맞이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는 속설
11. 새해를 맞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경종의 메시지
지금은 이런 세시풍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이런 것을 통해서 새해를 다 의미있게 맞이하자는 데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혹시 집에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그리고 빨리 자는 애들 눈썹에다가 밀가루라도 뿌려 놓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거울을 보라고 해 보자.
한 층 인간적인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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