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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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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당
남자 무당을 박수라고 한다.
그런데 남자 무당이 흔치 않음으로 보통 굿을 하는 사람을 무당으로 뭉뚱그려 말하기도 한다.
무당은 “귀신을 섬기면서 길흉을 보아주면서 굿을 하는 여자”라고 한다.
단어상으로는 무당의 정의를 짧게 표현했지만 이보다 더 광범위한 가운데 신을 모시면서
인간과의 관계를 풀어주는 사람이라 보면 될 것이다.
전에는 무당의 푸닥거리를 미신으로 치부해 버렸다.
그러다보니 무속인을 아주 천시하는 방향으로 문화를 죄 틀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기독교 같은 외래 종교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에만 독특하게 존재하는
우상이라 생각하고 그 세계를 터부시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미신에 대해서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 고유의 토속적인 종교 문화 중 하나가 미신인지도 모른다.
미신이 그렇게 나쁜 세계라 일컬어지면 무속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으로 출마한 사람이 손바닥에 ‘王’자를 새기고 나와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서
노출시켰던 사례도 있지 않은가.
그 대통령 주변에 흰 도포를 입고 수염이 긴 도사 한 분도 늘 같이 하는 장면도 눈여겨 볼 만 한
대목이다.
대명천지 이 밝은 시대에도 미신이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것이 아닌 저 위에 있는
사람도 즐겨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당은 점도 보고 굿도 하고 남의 운명도 봐 주는 직업이라 보면 될 것이다.
외국에서 바라본 한국에서 좀 특이한 장면 중 하나가 아직까지 샤마니즘이 실생활에 깊숙이
박혀 있는 나라로 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현대의학에서 정신과의사들이 발 붙이기가 용이치 않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정신과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당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점 한 번 안 봐 본 분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오히려 정신과에는 한 번도 안 들려본 사람은 부지기수로 많으리라 본다.
정신과 의사들이 해야 할 몫을 무속인들이 꿰차고 그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것이다.
무당은 신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보통 사람은 신이 보이지 않음으로 그 신과 만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해서 신을 볼 수 있는 무당을 통하여 인간과 신을 연결시키게 되는 것이다.
저는 농공고 원예과를 나와서 전공도 그쪽으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삿일이 주업이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친 것도 원예와 조경 쪽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쳤다.
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싫던 좋던 자연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스마트온실 같이 외부 자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여야 할 것 같다.
식물을 키우고 동물을 기르자면 자연과 일치가 되지 않으면 아무 꼴도 안 되게끔 돼 있다.
일단 햇볕이 있어야 하고, 공기가 있어야 한다.
물도 있어야 하고, 땅도 있어야지만 기본적으로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요는 물, 햇볕, 공기, 땅과 연결시켜 주는 사람이 바로 농부인 것이다.
무속인으로 말하면 무당의 역할을 농부가 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 아무리 자연스럽다하여도 그것을 인간이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전환시켜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 자연에서 끝나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햇볕이 강한 곳에서 최상급 품질의 멜론이나 수박을 재배하는 사람은 자연과 인간을
매치시켜주는 무당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무당이 신의 계시를 잘 받아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영적인 효험을 주었다면 그 무당은
자신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본다.
농사도 마찬가지라 본다.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여 작물이 제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정해 주는 매개자가
농부인 것이다.
농부는 자연과 인간의 삶에 절실히 필요한 먹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그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부를 무당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역할과 기능은 마치 무당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의 세계를 인간에게 잘 전달하는 무당처럼 농부도 자연의 세계를 잘 이용하여 많은 인간의
생명줄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이다.
무당이 정신적인 세계를 신과 연결시켜 준다면 농부는 인간의 먹거리를 자연과 연결시켜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결코 허투른 직업이 아니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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