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잔대가리 굴리는 재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10-21 19:43 댓글 0건 조회 240회

본문

 

 

      잔대가리 굴리는 재미

 

보리밥도 없어서 못 먹던 시절이 있었다.

이땐 어떤 곡기라도 입에 들어가면 그것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던 시절이었다.

좀 더 심하게 표현한다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시절 정도로 인식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째지게 가난하던 시절이 현존하는 우리 시대에 있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던 것이 경제가 좀 풀리면서부터 보릿고개를 넘더니 그 이후부터 쌀밥 타령이 

시작되었다.

백성들이 워낙 쌀밥을 거세게 요구하다보니 한 순간에 그 많은 쌀을 조달할 방법이

 없던 차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생산량이 무진장으로 나오는 쌀 생산으로 돌아서게 된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익히 들어보고 먹어본 통일쌀이다.

유전적으로 표현한다면 동남아인들이 좋아하는 안남미, 즉 인디카 타입의 쌀인 것이다.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밥에 찰기가 없어서 보리밥 같은 쌀밥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쌀은 쌀인 것이었다.

 

우리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다양한 세계에서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는 방책 중 근간이 되는 것은 교과서에 다 실려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만 제대로 통달을 하면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

 

요는 책에 나오지 않으면서 궁한 일들이 우리 일상사에서 빈번하게 마주치게 된다.

사소하면서도 해결하지 않으면 왠지 찜찜하고 개운치 못한 일들일 것이다.

그냥 넘어간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안 되겠지만 제대로 해결하고 나면 그래도 조그만

만족은 할 수 있는 영역일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야말로 소소한 것들이 다 이런데서 연유되지

 않았을까 싶다.

주전자 뚜껑에 조그만 구멍이 뚫렸다.

처음엔 그 구멍이 없었다고 한다.

그 구멍하나를 뚫어 놓은 후 주전자의 역사가 달라졌다는 것이 아닌가.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 잇쑤시게 후속타로 나온 치실이나 치간치솔, 리모컨

자율주행장치, 드론, 로봇, 자명종, 드라이버 끝에 자석, 타타칼, 정수기, 전기밥솥,

마이크나 스피커, 청소기, 냉장고 등 인간생활에 필요한 무수한 물건들이 죄다 

소소한데서 필요성을 느끼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멀리 가 볼 필요도 없다.

대형 식자재 마트에 가 보면 인간이 먹어야 할 음식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대형 마트에 가 보면 인간에게 필요한 소소한 물품들이 너무나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영 다이소 마트에 가 보면 인간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물건들이 없던 시절에도 다 살았다.

하지만 이런 물건에 맛을 안 다음부터 안 쓸 수 없는 관계로 그렇게 무수한 물건들이 

소비자의 지갑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필요하면 만드는 게 인간의 속성이다.

그런데 세상살이에 물건만 그렇게 필요한가 이 말이다.

물건만 충족하면 다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길거리에 가다가 튀어 나온 돌멩이에 걸려 넘어진다면 그 돌을 파내거나 돌을 차도

발가락이 아프지 않은 튼튼한 안전화 착용을 생각할 것이다.

머리를 굴려서 자신에게 위해 요소가 되는 것을 없애려 하는 것 또한 인간의 마음일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에게 욕을 막 하면 남도 그 욕이 반사되어 자신에게로 되돌아옴을 느낄 수 있으리라.

남에게 욕을 먹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가 먼저 고운 말이나 바른말을 써야 한다는 것도

 일종의 잔 머리 굴림이 아니겠는가.

내 생각만 줄기차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그 다음부터 그 사람과 거래를 끊을 것이다.

결국 나의 인간관계만 나빠짐으로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보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런 것도 인간관계에서 잔머리 굴림의 한 방편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큰 영역에서는 정치나 철학, 경제, 사회에서 법이나 규약, 문화가 기본 틀을 만들어주지만

 그렇지 않고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

살다보면 얼마나 많은 일들과 봉착하게 되는가.

사소한 것은 죄다 우리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책에 나오지 않고, 법규에도 없으며 문화에도 없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은 인간 개개인이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는 것이 예리한 인간인 것이다.

역으로 이런 것을 잘 추스르지 못하면 답답한 인간, 미련스러운 인간, 외통수 같은 인간

저질스러운 인간, 앞뒤가 콱 막힌 인간으로 가다가 상종을 못할 인간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것은 큰 틀에 맞기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소소한 일을 어떻게 잘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쓴다면 좀 더 부드럽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제목처럼 잔대가리를 굴리는 것이 결코 나쁜 일은 아니라 본다.

세상사는 잔대가리를 잘 굴리는 사람들로 인하여 변화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리라 본다.

물론 타인을 골탕 먹이려는 잔대가리는 지양을 해야 하겠지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