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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달리한 유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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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달리한 유명환
저의 고등학교 절친 유명환이 오늘(16일) 새벽에 강릉 동인병원에서 이승을 하직하였다.
그와의 첫 만남은 1976년 춘삼월 초하루였다.
옛날 농공고 시절에 원예과에 입학하여 졸업을 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여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말이 쉬워 50년이지 강산이 5번 변할 정도의 장구한 시간을 같이 이승에서 살아왔다.
그 친구는 진부출신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농공고의 스키부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는데 그 친구도 스키에 청년 인생을
걸고 입학을 한 것이다.
같은 반에서 동고동락을 하면서 3년 동안 학창생활을 하였고 그 이후 특기자로 대학진학을 하였다.
스키부의 후예로서 2021년 전국학생스키연맹 회장으로 피선되어 우리나라 학생 스키발전에 큰
기여를 하셨던 분이다.
젊은 날에 그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선대의 뒤를 이어 선진 농업쪽으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였다.
진부의 특산물인 당근 농사에 중년 인생에 사활을 걸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적어도 신지식인으로 당근을 통하여 새로운 농업의 세계를 일구어 오면서 그 지역 농업을 리드해 왔다.
나이로 보았을 때엔 팔팔한데 먼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하니 더더욱 가슴이 아프고 아리지 않을
수 없다.
젊어서부터 운동을 한 터이라 건강도 타인에 비하여 우수한 편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하여 이승을 떠나게 되었다하니 더더욱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너무 가혹한 운명이 그에게 먼저 다가간 것이 그저 한스러울 뿐이다.
오늘부로 그와의 관계는 이승과 저승이라는 큰 장벽을 사이에 두게 되었다.
누구나 다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나와 각별한 관계에 있던 사람과의 이별에는 큰
아픔과 슬픔이 동시에 밀려오게 되는가 부다.
초년과 중년의 무거운 인생의 업을 뒤로 하고 재미있고 멋있는 세상을 만날만 하니 저승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입에 풀칠 좀 할 만하니 저승이 보이더라.”라는 이야기가 그 친구에게 현실로 다가감을 보면서
인생무상 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로 버둥버둥 살다가 여유를 가질 만하면 병마와 저승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 났으면 모두 다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고 싶겠지만 현실은 그저 냉혹할
뿐이라는 것이다.
싫던 좋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던 지난날을 이제는 내려놓게 된 것이다.
동 시대를 같이 살았던 친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젊은 날에 아름답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다시 떠오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도 크게 남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운명이 우리의 관계를 이렇게 사정없이 떨구어 놓는데 대해는 하소연 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그대의 아름다웠던 인생의 추억이 저승에서도 빛을 발하기 바라옵니다.
빈소는 진부장례식장이며 드장은 3.17(월), 장지는 평창공설묘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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