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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밭길 함부로 걷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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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밭길 함부로 걷지마라.
눈에 관한 아름다운 추억은 누구나 다 한 두 가지 정도는 갖고 있을 것이다.
특히 어린 시절이나 연애하던 시절에 눈은 평생 간직할 만한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는 계기도
되었을 것이다.
혹시 그런 추억거리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눈 온 날 고즈넉한 사찰이라도 찾아서 그 경내를 걸어보면
눈의 참맛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떤 특정 시기에 첫 눈은 각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눈도 누구와 만나느냐에 따라 호 불호가 확연히 갈릴 수 있으리라 본다.
같은 눈이지만 어떤 이는 생업에 큰 지장을 받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센티멘털한 추억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눈이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맞느냐에 따라서 다 다른 반응이 나오리라 본다.
조선조 선조 때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때 승병을 일으켜 왜놈들과 싸웠던 유명한 스님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서산대사(휴정)였다.
그 스님이 남긴 말 중에서 눈과 관련된 것이 있었으니 여기에서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눈 밭길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마라.
네가 걷는 그 발자국은 뒤에 가는 사람이 곧 따라가는 길이 되거늘.”
이 얼마나 준엄한 이야기인가.
내가 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면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좋은 문구가 아닌가 싶다.
보통 사람들은 별 볼 일 없는 나의 행동이 무슨 대수가 되겠냐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높은 지위에 있거나 고상한 일을 하는 사람의 말에는 무게가 실리고 책임이 따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고방식이 과연 올바르게 박힌 판단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얽히고 섥혀서 살아간다.
보통 사람들은 고관대작이나 고상한 사람과 엮여서 살아가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그저 그런 사람들과 엮여서 살아가는데 그 사람이 자신의 부모가 될 수 도 있고 이웃이
될 수 도 있고 친구나 친척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결국은 자신의 인생을 엮어 가는데 중요한 주변 인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애 하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나서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부모만 가지고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로 들릴 수 있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로빈슨크로스처럼 혼자 살아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주변인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변에 어떤 사람이 존재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역정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 인간이고 보면 그 부모가 어떤 발자국을
남기면서 살아가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발자국이 갈팡질팡한다면 그 자식은 그 길을 따라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부모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인 친척, 친구, 학교에 선생님, 이웃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지금까지 그들의 발자국 뒤를 따라가고 있다고 본다.
제대로 된 발자국을 남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을 인도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리한 방향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물론 우리 자신도 남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는 부모이고 또 누구에게는 이웃이자 지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면 일거수일투족을 결코 허투루 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인식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지난 12월3일,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가지고 비상계엄을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포했다.
헌법 77조에 의하면 “전시나 사변 이와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서 발동할 수 있는데 그 당시엔 그런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고 본다.
앞 사람이 눈 밭길을 중구난방으로 휘젓고 다닌다면 그 뒷사람은 어떻게 감당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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