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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k 大公山城 山行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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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k 大公山城 山行記
때가 되니 알아서 봄도 오는가부다.
그렇게 혹독하고 매섭게 춥던 겨울날씨도 봄날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것 같다.
3월 초입은 겨울과 봄이 마주치는 교차점이자 점이점이 될 것이다.
어떤 때에는 겨울 맛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 하면서도 또 어떤 경우엔 봄날보다 더 따뜻함이 우리
곁으로 오기도 한다.
날짜상으로 봄은 왔지만 완전한 봄이 아닌 어정쩡하면서 새촘한 봄날 정도로 인식하면 될 것 같다.
올 3월 첫 일요일은 3월에 시작점이나 마찬가지인 초이틀에 붙어 있다.
일기예보 상에는 눈 비가 오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중산행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었다.
겨우내 가물었던 터이라 비나 눈이 온다는 소식은 한편으로 반갑기는 하였지만 산행을 하는 데는 알게
모르게 제약요소인지라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어보니 잔뜩 흐린 날씨가 전개되었지만 비나 눈은 오지 않았다.
9시에 시청 앞 주차장에서 산행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도 윗날이 오지 않아서 산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시청을 떠난 버스는 구 고속도로를 타고 보광리 분기점에서 갈라져 옛 보광초등학교를 지나 보현사
입구까지 들어갔다.
절 입구를 직전에 직진 도로를 막고 급커브의 우회도로를 내 놓은 결과 버스가 그 위까지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거기서 하차 한 다음 산불감시를 하는 분들의 간단한 계고를 듣고 이내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번 산행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받아 놓은 날이 3연휴 중간에 끼어 있어서 그 기간 동안에 뭔가 특별하게 하려던 사람들은
참석하기 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게다가 날씨마저 궂게 된다고 예보가 되어 있었던 터이라 산행을 하는데 안전상 염려를 하시는
분들도 주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산행에 첫발을 띠자 바싹 가물었던 지난겨울 덕분에 땅에는 먼지가 사정없이 일어남을 볼 수
있었다.
질척거리거나 눈으로 인하여 미끄러운 것보다는 먼지가 좀 더 고급스러운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등산을 통하여 풀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니 첫 발 만큼은 기대가
되었다.
출발지부터 급경사로 이루어졌다보니 몇 발자국 띠기가 바쁘게 힘도 들고 숨도 차기 시작하였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겨울 내내 너무 몸을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급경사를 오르다보니
과부하가 걸려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산천은 바싹 마른 상태이다.
땅도 나무도 하늘도 죄다 건조함이 극에 달한 듯 느껴진다.
그래도 흐린 날이 되다보니 습도는 그리 낮지 않은 것 같다.
맑고 건조하면서 추운 날씨라면 콧구멍이 알싸했을 터인데 그런 느낌은 없고 그냥 등산만 하기
에는 좋은 날씨같다.
햇볕이 없어서 눈도 부시지 아니하고 바람도 없어서 피부에 찬기운도 스며들지 않아서 좋았다.
3월 초라 초목들이 봄기운을 나타내는 데는 좀 이른 것 같다.
그냥 겨울의 나목상태로 월동하고 있을 뿐이다.
조만간에 대지가 좀 더 풀리면 삼라만상이 봄의 모드로 들어가리라 보지만 아직까지는 때가
아닌 듯 싶다.
곳곳에 잔설이 남아 있어서 겨울의 끝자락이 그대로 남아 있다.
등산로 주변에 녹지 않은 눈으로 인하여 산 중턱부터 질컥하게 변하면서 신발에 흙이 다다
붙기 시작하였다.
등산로를 타고 임도를 거쳐서 첫 휴게지인 어명정에 도착하였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 입장으로 보았을 때 휴식장소로는 으뜸인 듯 싶다.
거기서 보는 전망도 그럴싸할 것 같은데 오늘은 안개가 끼어서 멀리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주변에 우람한 나무들이 어명정에 명성을 이어받아 잘 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여기서 우리 등산팀들이 모여서 이 어명정의 내력과 역사에 대하여 좋은 이야기도
하면서 땀도 식혔다.
이어서 다시 등산길에 올랐다.
다음 목적지는 술잔바위라고 한다.
거기에 가 본 적 없던 터이라 바위가 술잔 모양으로 이루어졌겠거니 했는데 막상 가보니
술을 부을 수 있는 조그마한 구멍이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3개가 나 있었다.
예측과는 빗나갔지만 그런대로 술잔바위라는 이름이 왜 지어질 수 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시계를 보니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술잔바위에서 술을 안 마신다는 것은 이 바위에 대한 예의가 아닌지라 바위 아래 평퍼짐한
곳에 자리를 틀고 점심 겸 술도 한 잔 하게 되었다.
술잔바위에서 먹는 술 맛은 또 남다른 것 같다.
자리를 같이 한 회원들이 가지고 온 담금주를 한 잔씩 받아먹었는데 이게 효과가 만점이었던 것 같다.
술잔 바위에 취하고 담금술에 취하다 시피하면서 하산길을 재촉했다.
어느 정도 오다보니 안개가 더 짙어지면서 빗낱이 떨기 시작하였다.
비말이가 시작되긴 되었는데 그렇게 요란스럽게 오는 비는 아닌 것 같고 그냥 겉옷이 촉촉이
젖을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쓴다거나 우비를 입을 정도는 아닌 어중쭝한 상태의 빗낱을 맞으면서 하산이 종료되었다.
이번 산행에서 집행부나 산행을 같이 한 사람이나 모두가 고충이 있었으리라 본다.
집행부에서는 3일 연휴 중간에 날이 받히는 바람에 산행을 같이 할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리라 본다.
게다가 날씨예보마저 눈비가 오락가락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더더욱 애가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으리라 본다.
물론 산행을 하는 사람도 샌드위치데이에다가 궂은 날씨로 인하여 동참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주제넘은 이야기가 될는지 모르지만 날 받는 것에 대해서도 운신의 폭을 좀 넓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나 지금이나 날받이는 어떤 행사든 간에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 보여진다.
오죽했으면 옛날에는 길흉사나 이사와 같은 큰일을 할 때 날받이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추진하였겠는가.
우리 산악회야 매월 첫째 주 일요일로 붙박이 날을 잡아놓았으니까 더 이상 재론은 의미가
없으리라 보여지나 연간 계획을 세울 때에는 약간의 융통성도 필요치 않을까 싶다.
그 다음으로 산행장소의 선정에서도 집행부에서 많은 고심과 고증, 그리고 과거의 산행
경험을 토대로 선정했으리라 보여진다.
3월 산행 같은 경우 그야말로 춘삼월에 시작인데 봄기운을 먼저 맞이할 수 있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덧붙인다면 8월이나 9월 산행 같은 경우엔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북쪽 방향으로 산행
길을 튼다면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제 산행에서는 Key-k 산악회를 위하여 어선준 회장님과 김양회 사무국장님의 고충과
애환 그리고 살신성인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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