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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霜같은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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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霜같은 잣대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수많은 도구가 수없이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렇게 많은 도구를 통하여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간다고 본다.
도구가 없다면 그 다음 단계를 넘어 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도구의 발달은 저 멀리 구석기 시대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당시엔 지금처럼 과학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저 주위에 있는 자연산 물건을 그냥 가져다 사용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뇌가 점점 더 발달하다보니 그냥 가져다 쓰는 것 보다 그걸 약간
변형하거나 재조합해서 써 보니 더 편리하고 유용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제석기나 타제석기가 여기서부터 출현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간이 흘러 흘러 지금 이 시대까지 왔다.
지금은 도구가 너무나 많아서 그걸 어떻게 이용해야 할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생길 정도이다.
아니 그 도구를 운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심도 있게 배워야 하는 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어떤 도구는 인간에게 편리하지만 그걸 쓸 수 없어서 그냥 바라만 보는 그런 것도
비일비재하게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도구 중에서 위 제목과 같이 잣대라는 것이 있다.
물건의 길이를 재는 기구인 것이다.
이 잣대가 발명됨으로서 도량형의 길이를 정형화 및 표준화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잣대가 없다면 길이의 개념이 중구난방이 되면서 엄청 혼란을 가져왔을 터인데 그게 고안되면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잣대를 길이를 재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되었으니 인간의
일상생활에서도 암암리에 사용하게 되었다.
“하해와 같은 가슴을 가지고 있다.
밴댕이 속을 가지고 있는 놈.”과 같은 표현에는 알게 모르게 사람의 마음까지도 잣대로 재단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마음까지 잴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잣대인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잴 수 있는 잣대가 어디에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잣대 또한 우리 마음에 있는 것이다.
인간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잣대를 통하여 타인의 은연중에 재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표현한다면 타인을 평가하는 잣대를 우리는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쓰이는 도량형 잣대는 점점 더 객관화되고 정밀하게 개량되어 가고 있다.
머리카락의 굵기도 정밀하게 잴 수 있는 도구가 나온 지 한 참 되었다.
그와 편승하여 보통 사람이 타인을 평가하는 잣대는 그보다 더 복잡하게 발달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는 표준화를 시킬 수 없다는 큰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서도 바라보는 사람마다 그 척도가 다르기에 평가의 결과도
구구각색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 본다.
요즘 세간에 인간을 평가하는 잣대가 큰 화제로 등장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호평이 이어지겠지만 정치를 하는 맨
윗선에 있던 사람은 악평에 시달리기도 할 것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공감을 줄 수 있는 일이나 행동을 했을 것이고
악평을 받는 사람은 그와 반대의 일을 저질렀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때엔 서릿발 같은 기세로 그 윗선을 사정없이 끌어 내렸던 전력이 있었다.
백성들은 열광을 했으며 그로 인하여 그야말로 분에 넘치는 결과물까지 챙겼다.
그것까지 좋다.
그런데 과분한 자리에 올라선 다음에는 야누스적인 면이 그대로 표출되었다.
자신과 대척점에 처해있는 정적에는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서 멸문지화를 만들어 버렸다.
반대로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 대한 허물에는 그야말로 한없이 부드럽고 관대한 잣대를 들이 댔다.
공정과 상식을 외치지 않은 별 볼일 없는 필부가 그렇게 했다 해도 비난 받아 마땅할 터인데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지닌 공인이 그런 표리부동한 작태를 보인데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거기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동조하는 세력이 아직까지도 활개를 치고 다니는 현실도
딱하기만 하다.
그런 자들을 지지해 주는 얼빠진 백성들이 있는 이상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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