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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영덕 바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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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11-04 17:00 댓글 0건 조회 2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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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명섭.jpg

 

 

 

               걸어서 영덕 바닷길

 

 

등산하기엔 너무나 좋은 날씨다.

덥지도 춥지도 그렇다고 비나 눈이 와서 질척거리지도 않다.

어제 온 비로 인하여 땅 바닥에서 먼지도 날리지 않는다.

산천엔 단풍도 그럴싸하게 들어서 어딜 봐도 아름다운 모습뿐이다.

바닷가 산책길 어떤 곳엔 해송낙엽도 노랗게 쌓여있어 쿠션의 역할도 하고 있다.

바다를 끼고 하는 등산(?)이라 짭조름한 바다 내음도 한 껏 마실 수 있다.

푸르른 하늘과 더 푸르른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인간의 눈을 한 껏 호사시겨주고 있다.

 

 

2024113일 치러진 정기 key-k산악회의 등반은 아주 특별하게 이루어졌다.

버스에 빈자리라 없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강릉시청버스정류장을 출발한 버스는

 영동대를 거쳐서 이내 동해고속도로로 진입하게 된다.

세상 좋아졌다는 것을 버스와 도로를 통하여 알 수 있을 정도이다.

협소한 도로, 고방이와 모렝이가 주축을 이루었던 옛날 7번 국도를 연상해 보면 얼마나

 좋아졌는지 절실히 느낄 정도이다.

 

 

고성능의 버스가 최신형의 도로를 만나면서 미끄러지듯 달렸다.

삼척 근덕에 있는 동해고속도로 종점까지 40여분 만에 주파할 정도이다.

이내 자동차전용도로를 따라서 목적지인 영덕까지 가는 과정에서 칠보산휴게소에 잠깐 들렀다.

 

 

등산 출발 목적지인 해맞이 공원에 도착했다.

등산은 차에서 내려 오르막으로 가는 게 당연한데 이번 산행은 그 반대방향으로 이어졌다.

차에서 내려 이내 바다 쪽으로 떨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해변으로 이어진 바닷길을 

따라서 걷게 되는 코스였다.

지금까지 강원도 바다만 보다가 경상도 바다를 보니 새로운 맛도 나는 것 같다.

 

 

바다가의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하여 워킹 코스를 만들어 놓았다.

거기에다 그럴싸한 스토리도 잎혀 놓았다.

옛날 신라시대 때 화랑들이 이 해변을 따라서 명주나 금강산으로 수련하러 들어가는

 길목이었다는 것이다.

해서 그 이름도 해파랑 길로 붙여 놓았다고 한다.

하기사 경주에서 출발하여 동해안으로 가는 길목에서 해변을 거쳐서 가는 길이 산악을 

헤집고 가는 것 보다야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옛날 삼국시대 때 신라의 화랑이 거처 갔던 길을 따라서 걷는 것도 새록새록 한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었다.

영덕쪽 해변은 강릉이나 동해시와 같이 넓은 백사장이 있는 곳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부채바위길처럼 억세고 강한 바다 바윗돌만 잔뜩 흩어진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어떤 때엔 해변의 백사장을 따라서 또 어떤 곳엔 데크를 따라서 또 어떤 때엔 해송밭 

사이에 깔아놓은 야자매트를 밟으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서 걷고 또 걸었다.

 

 

영덕 앞바다에 대게가 많이 나는 것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제 아들이 공군에 입대하기 위하여 진주 쪽으로 훈련 가던 차에 들러서 점심을 먹었던 곳이었다.

자식의 군 입대 과정에서 특별하게 점심을 먹였던 곳이라 그 이후에도 이곳을 지날 때마다 

예전 생각이 불현 듯 나던 고장이다.

실제로 이번 산행을 하는 과정에서 영덕해변은 오로지 게를 바탕으로 하는 어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중간에 경정마을을 지나 바다 조망이 좋은 언덕 정자에서 엄명섭 산악회 고문님의 팔순 

기념식이 있었다.

과일과 떡 그리고 백세주가 준비된 야외 연회에서 엄 선배님은 후배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위한 방편 중 하나가 등산이라는 말씀과 함께 좋은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엄 선배님이 key-k 산악회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기에 후배들이 그 힘을 얻어서 지금까지 

왕성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라 보여진다.

우리 산악회에 정신적 기둥 역할을 하시고 계시는 엄 선배님의 무운장구를 빌어보는 바이다.

 

 

이어 한 시간 남짓하게 해변 산책로를 걸어서 축산항까지 왔다.

영덕에서 꽤나 큰 항구로 자리매김 될 정도로 상당히 큰 규모의 항구 같았다.

주말 오후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조어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일 것 같이 큰 항구다.

몇 시간 동안 험악한 바닷가로 난 길을 걸은 터에 발목도 아프고 피로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

아침에 왔던 도로를 타고 다시 강릉으로 2시간 남짓 달려서 순애닭 오리마을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 만찬에서도 엄 선배님과 사모님이 같이 하는 조촐한 기념식을 치루었다.

 

 

지금까지 올라가는 산행만 산행인 줄 알았는데 그와 역으로 내려가는 것도 훌륭한 

산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고 본다.

산에 출발은 바다로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높은 산도 해발 몇 미터로 표시되는 것 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산행은 산의 시발점을 훑어보는 아주 특별한 경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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