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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사관학교,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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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1-14 20:05 댓글 0건 조회 9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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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향사관학교, 2

 

 

그것도 제대로 안되자 이번에는 어마 무시한 국정원까지 손을 내 밀었다.

 할 말은 아니지만 국정원에서 지역교육청까지 방문해서 저를 조사를 해 갔던 흑역사도 있었다.

그 업무도 제가 했던지라 당시에 험악했던 상황은 지금도 머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잘못하다보면 국정원에 끌려가서 봉변을 당했을 수 도 있었을 터인데 그래도 민주화가 많이 

진척되면서 친절하게(?) 그들이 직접 찾아와 줬던 것만 해도 고맙게 느껴진다.

물론 국정원에서 지역교육청을 찾아와서 강한 압력을 넣었다고 해서 솔향사관학교가 의도했던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하도 끈질기게 솔향사관학교를 열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하기에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교육기관의 고육책이라 보면 될 것이다.

솔향사관학교에서 훈련을 예비군훈련장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제안을 하나 냈다.

민간인이 하지 말고 군에서 직영을 하면 군을 믿고 추진해 보자는 대안이었다.

그런데 예비군을 관할하는 상부기관이 강릉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타 지역의 부대장이 하고 있었다.

그 부대장을 만나기 위하여 당시 교육장과 함께 찾아 갔었다.

차 한 잔을 마시면서 그간에 솔향사관학교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면서 브리핑을 해 주었다.

이렇게 민간인이 막무가내로 해 달라는 군사교육을 허가해 줄 수 있냐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 나갔다.

그 부대장도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섣불리 허가를 해 줄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솔향사관학교가 의도했던 병영훈련과 안보교육을 군부대에서 직영으로 하기에는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 사이에 모교에서는 학교장 책임 하에 병영체험을 하여 버렸다.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허가를 해 준 것은 아닌지라 문제가 됐을 때 책임소재는 덜었을는지 

모르지만 그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되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제는 학교 단위에서 들어가서 직접 학교장을 설득하여 솔향사관학교에 입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기관을 관리하는 교육지원청을 배제하고 직접 학교와 업무협약을 하여 추진하겠다는 데 

대해서 허가를 해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어차피 학교의 관리감독권한은 교육장에게 있음으로 불허의 방침을 세우면서 학교 현장에서 

그런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함부로 허가해 주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왜 그런 메시지를 보냈냐고 또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일선 학교에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본연의 업무를 하고 있는 지역교육청에서 할 일이 

그런 일인데 그것을 가지고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참 끝도 한도 없이 물고 늘어지는 형국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도 딱하여 당시에 마지막으로 제안까지 하나 제시하였다.

솔향사관학교가 그렇게 이 시대에 대안학교로 필요하다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인가를 

받아 오라는 식으로 접근하였다.

공인된 국가기관에서 인정을 받았다면 그 기관을 믿고 추진해 보겠다는 역제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군사훈련기관이라면 군부대에서 허가를 해 주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허가 해 줄 

군 기관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교육기관에서 한다면 도교육청 정도에서 허가를 해 주어야 하는데 그 또한 함부로 허가해 줄 

사항은 아니었다고 본다.

결국은 이 제안도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하고 사장되었으리라 본다.

 

 

이 솔향사관학교도 처음엔 순수하게 출발하였다.

그야말로 교육이 잘못되어 6.25가 남침에서 북침으로 인식된 이런 현상을 자신들이 바로잡아

 보겠다는 충정에서 추진되었다.

당시에 솔향사관학교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모아서 아이들에게 병영체험을

 시켜주겠다면서 맛보기로 한 적도 있었다.

그 순수성이 이내 변질되기 시작하였다.

교육계의 예산을 들여다보면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본예산 말고 지자체에서 끌어다 쓰는 예산 

항목이 별도로 있다.

이름하여 교육경비란 예산인데 이는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십 몇 %인가를 가져다 쓰게 되는

 것이 있다.

이 예산이 지역청에서 신청한 후 지자체에서 심의를 거처 지역교육청으로 오게 되는 데 그 

중에서 일부의 예산을 할당해 달라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오는 예산인 만큼 지자체에다가 압력을 넣어서 예산승인을 해 주길 바랬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예산은 지역교육청에서 요구를 해야지만 심의 의결하여 지역청으로 내려 보내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요는 지역교육청에서 신청해 주지 않으면 예산에 잡을 수 없게끔 되어 있다.

아마 그걸 알고 솔향사관학교에서는 지자체에 압력을 넣어 자신들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예산배당을 해 달라고 한 것 같았었다.

결국 지역교육청에서 요구가 없으면 안 되기에 지자체에서도 솔향사관학교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도 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악을 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보교육과 병영체험을 하지 못해서 안달이

 났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순수한 마음에서 커 나가는 학생들에게 철저한 안보의식을 심어 주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 

세워 솔향사관학교를 추진했으리라 사료된다.

그런 일념으로 추진했다면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외부세력까지 동원하여 교육지원청을 괴롭

히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그래도 교육이라면 외부인들보다 더 많은 식견과 경험을 가진 관련자들과 진지하게 상의하고 

토론하고 협조를 구한다면 길은 있었으리라 본다.

좋은 방법을 뒤로 하고 마치 교육계에 있는 사람들을 종북주의자나 전교조 집단으로 매도하여

 찍소리 못하게 만든 다음 자신의 목적달성을 하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안보와 군사조직을 통하여 압박을 가하면 한 방에 해결되리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무지몽매하게

 밀어 붙였는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안보를 가지고 알량한 집단의 힘을 가지고 전횡을 부렸던 처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 솔향사관학교를 만든 사람의 숨은 의도도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었다고 본다.

순수한 마음에서 그걸 만들려 했다면 교육에 관련되었던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서라도 성사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교육청으로 허가를 해 달라고 오는 날부터 마치 점령군이 들어 닥치듯 와서

 안보교육이 잘못되었느니 자신들에게 협조를 하지 않은 것을 보았을 때 전교조주의니 더 

나아가 안보교육도 제대로 안하는 것을 보았을 때 빨갱이나 종북주의까지 내 세우면서 

협박에 가까운 조로 접근하였던 사례도 있었다.

예전 군사문화 시절에 군화발 정치의 전형을 보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당시에 교육지원청에서 그걸 인정해 주었다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제3의 토호세력 

교장선생님이 한 분 태어났을 것이다.

그 직함은 임기도 정년도 없이 두고두고 울궈먹을 훌륭한 직함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교육과 국방에서 동시에 공적인 직함을 가지고 자신의 입지와 영달에 접목하여 사용하지

 않았을 까 하는 추론도 해 본다.

그렇게 추론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솔향사관학교라는 명칭인 것이다.

학생들에게 안보교육이나 병영체험을 시키고 싶다면 굳이 솔향사관학교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냥 병영체험학습장 정도로 명명을 해서 병영체험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나

 그걸 마다하고 육사나 공사처럼 거창한 솔향사관학교의 명칭을 붙였다는 데서 순수한 

의도를 훼손하기 손색없었다고 본다.

 

 

 

 

다음으로 솔향사관학교를 만들면서 금전적인 면에서도 예산지원을 지자체로부터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돈으로 학생들의 안보교육과 병영체험을 했노라고 명분을 세웠는데 나중에는

 지자체에 손을 내 밀었다는 후문이다.

결국엔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고 군사교육사업을 해 보겠다는 심보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엔 자신들이 종자돈을 좀 들여서 성사시켜 놓고 결국은 국고를 가지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던 처사가 극명하게 들어난 것이다.

 

 

군인과 교육의 공인기관을 등에 업고 자신의 영달을 죄다 얻고자 했던 사건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뒤돌아보면 돈이면 돈, 권력이면 권력, 명예면 명예인데 이 모든 것을 한 방에 다 가지려 했던 

속셈도 엿보았다.

하나만 제대로 가지기가 어려운데 이것을 죄다 가지려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탈이 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지루하던 솔향사관학교 추진도 지역교육청에서 인정을 해 주지 않으면서 갈등만 잔뜩

 고조시킨 채 막을 내려버렸다.

 

 

이렇게 솔향사관학교를 만들려고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농공고 출신이었다.

그리고 그 곁에서 동조했던 사람들 중에 농공고 출신도 몇 몇 더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그 학교 출신이었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혀 주는 바이다.

여기서 시사하는 점이 무엇인지 독자들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더 창의적인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의 솔향사관학교 추억은 교직이 끝난 이 시점에서야 밝힐 수 있게 되었음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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