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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농고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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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농고가 싫어.
살다보니 주변에서 농고가 싫다는 사람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있다.
강남의 요지 같은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농고가 왜 그렇게 싫을까?
실제로 우리 강릉지방에서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는 유일하게 농고밖에 없다.
서울 같은 경우, 강남으로 가지 못해서 애가 나는데 여기는 강남에 있는 아이들도 코앞에 학교를
마다하고 강북으로 강북으로 빠져나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강릉에서 우리 농고만큼 좋은 곳에 위치한
학교는 거의 없다고 본다.
도로도 사통팔달로 뚫려있고, 접근성도 그 어느 학교에 못지않게 좋은 위치에 처해있다.
주변에는 온통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음으로서 학생들의 조달에도 최적지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역사도 깊고, 전통도 그 어느 학교에 비하여 월등하다고 본다.
우리지역의 고등학교가 우리로부터 출발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떤 면으로 보나 타 학교에 비하여 우위에 접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똘망똘망한 학생들은
죄다 우리 농고를 외면하고 있다.
자빠지면 코 닿을 학교를 마다하고 10리 밖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농고 주변에 사는 아이들은 강북으로 가고 저 멀리서 공부하기 싫어했던 아이들만
힘들게 남대천 다리를 건너게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왜 우리 농고가 주변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을까 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천덕꾸러기 학교에서 벗어나고자 교명도 농공고에서 중앙고로 바꿔봤다.
그 결과는 참담할 정도로 예상에서 빗나갔다.
오히려 정체성이 모호해 지면서 그 학교의 색깔마저 흐릿해 진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일제의 왜놈들이 한일합방이라는 미명하게 우리나라를 강탈하면서 생색을 내서 세워 준 학교 중 하나가
우리 농고였다.
이 지방에는 고등학교라곤 농고밖에 없었음으로 타 지역으로 유학을 가지 않는 한 농고로 오게끔 되어
있었다.
영동지방에 유수한 인재들은 다 몰려왔다.
덕분에 유명한 학교로 자리매김 되었었다.
2차 대전에 왜놈들이 패망하자 그들은 제 나라로 돌아가고 우리는 우리 스타일의 교육을 일구어 갔다.
잘은 모르지만 당시에 왜놈 밑에서 근무했던 조선인 선생들이 제대로 변신을 하여 한국 스타일로 교육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게 제대로 안되었다고 본다.
해방은 되고 주권도 찾아왔지만 교육만큼은 왜놈 스타일로 계속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농고가 설
땅이 점점 좁아진 것이다.
게다가 주변에 다른 학교도 들어서면서 우수한 학생들은 그리로 빠지면서 그렇지 않은 학생들만 받다
보니까 점점 비 선호학교로 전락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공부는 하기 싫고, 졸업은 해야겠고, 힘은 넘쳐나는데 써 먹을 데가 없었던 일부 학생들은 엉뚱한
일이나 벌려서 학교와 사회에 지탄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손가락질 받는 학교로 전락이 되었음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에도 현실안주형으로 정부에서 특성화고등학교 지원책이라는 미명하에 쥐꼬리만 한 투자금을
받아서 연명을 해 온 것이 우리 농고의 현실이 아닐까 싶다.
초창기에는 농고만 나오면 대학이고 공무원이고 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추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이 뒷받침 되어 줬으면 이렇게 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터인데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쇠락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학교의 기본은 교사와 학생이라 본다.
물론 시설이나 설비, 교실환경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라 본다.
시설이나 설비가 좋아야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면 요즘 신축되는 학교가 가장 우수한 학교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데 그런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학생만 있어도 교육은 잘 될 수 있다.
우수한 학생은 선생이 제대로 안 가르쳐도 스스로 위기의식을 가지고 자구책을 찾아 나서게 된다.
하지만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 집단에서 우수한 교사가 있다하더라도 교육역량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게 돼 있다.
농고 선생 밑에 농고 학생이 있던 시절에서 교육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었으리라
본다.
교사와 학생이 의기투합하여 실력 있는 인재를 키워 나가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정립이 안 된 것이다.
선순환이 된 게 아니라 악순환으로 가 버린 것이다.
학교에서 공부가 제대로 안된다면 누가 학교로 가겠는가.
그러다보니 똘망똘망한 아이들은 보이지 않게 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데려다 졸업시켜 주는데
급급한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겨우 농고를 졸업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았으리라 본다.
우리 농고 졸업생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전공과 일치해서 밥 벌어 먹고 사는 과는 몇 개 안되고
나머지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서 밥 벌어 먹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제대로 되자면 농고에서 배운 주특기를 가지고 밥 벌어 먹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책무를 다 한계
아닐까 싶다.
농고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누군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농고가 지역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가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본다.
사랑을 받고 싶으면 사랑 받을 짓을 해야 하는 법이다.
사랑받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지 못할 일만 열심히 해 대는데서 누가 우리 모교를 사랑해
줄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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