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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 구경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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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9-03-28 16:57 댓글 0건 조회 1,0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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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꽃 구경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사람은 감각이라는 것을 통하여 느낌을 받는 동물이라 본다.

이 감각을 보통은 5개 영역으로 나누어 오감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름하여 미각, 촉각, 청각, 시각, 후각으로 나누고 있다.

이런 감각을 받아들이는 신체의 기관은 다 다르게 분포되어 있다.

각각의 감각을 극대화 시켜 맛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 감각기관이 가장 활성화 되는 시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는 논리도 통할 것이다.

 

이제 봄이 되었다.

한 경울 동토에서는 좀 해서 봄기운을 볼 수 없을 것 같았었는데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서 성큼 봄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봄을 느낄 수 있는 감각기관은 오감 모두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름다운 봄꽃은 시각을 통해서 맛있는 봄나물은 미각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새 소리는 청각으로, 부드러운 봄바람은 촉각으로, 향기로운 봄 꽃 내음은 후각으로 우리 곁에 다가 온 것이다.

 

좀 있으면 주말이 된다.

삼월의 마지막 주이자 4월을 맞이하는 바통터치의 주말인 것이다.

감정이 풍부한 자이건 메마른 자이건 이번 주말은 방콕으로 넘어가기 어려우리라 본다.

아니 집 밖에만 나가면 많은 꽃들이 봄바람과 편승하여 인간의 오감을 유혹한다.

멀리 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봄맞이는 충분히 될 듯 싶다.

 

기왕 봄을 맞이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곳으로 가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 집 앞 벚꽃보다는 경포대에 핀 벚꽃이 더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기 때문일 것이다.

감각이 둔한 사람도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면 훨씬 더 기분이 업 되는 것도 공감의 공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꽃놀이를 하는 시간대는 언제가 제일 좋을까요.

가까운 데라면 가고자 하는 사람이 희망하는 시간대가 최적의 시간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래도 가장 오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대가 좋지 않을까 싶다.

꽃놀이를 화닥떼기 식으로 그냥 가서 보고 오다 소주나 한 잔 기우리면 그것으로 목적달성이 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방식에 필이 꽂혔던 사람은 그 방식이 최고라 하겠지만 그래도 격도 차리면서 럭셔리한 꽃놀이를 하자면 뭔가 의미를 안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꽃을 보러 간다는 것은 꽃 속에 생명의 잉태라는 속뜻이 숨어 있다는 것쯤은 알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암수의 수정에 의해서 열매를 맺는 유성생식 식물들은 벌 나비나 바람에 의존하여 교배가 이루어진다.

, 나비, 바람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에 꽃놀이를 한다는 것은 유성생식세계와 동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본다.

이런 시간대는 일출부터 시작하여 오전 11시 정도의 시간이 가장 활발하리라 본다.

 

다음으로 꽃 만 본다면 가장 싱싱한 시간대가 언제인가를 찾아 봐야 할 것이다.

시든 꽃도 꽃이지만 싱싱한 것 보다야 역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밤에 수분을 흠뻑 먹은 아침나절에 꽃의 상태가 가장 싱싱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숨 쉬는 꽃을 보자면 아침 해 뜰 무렵이 가장 좋은 시간대가 아닐까 싶다.

이때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먼지도 나지 않고 매사에 활력이 최대치로 올라온 관계로 보는 사람도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다음으로 꽃보다 향기를 취하러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꽃들은 그냥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데 왜 향기까지 덤으로 풍겨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향기 없는 꽃은 꽃으로 볼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제 아름다운 꽃일수록 향기가 없는 것이 정설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의 당태종이 신라 선덕여왕에게 보낸 모란 그림에 벌과 나비가 없다는 것을 보고 그 여왕은 그 꽃에는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지 않은가.

이 향기는 아무 때나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대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어떤 꽃은 밤이 되어야 향기가 나는(야래향) 반면 또 어떤 꽃은 아침 시간대만 잠깐 향기를 뿜어 대는 꽃들이 있다.

보통의 꽃들은 아침에 벌 나비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때 향기를 많이 뿜는다고 한다.

 

반면에 색깔에 따라 관람 시간대를 달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라색 꽃을 더 진하고 아름답게 보려면 해질 무렵에 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녁 무렵에 보라색 꽃은 생각보다 더 환상적으로 인간의 시각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해서 라벤다나 도라지 같이 보라색으로 피어나는 꽃들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한 낮보다는 저녁 무렵에 보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더 감동을 많이 준다고 한다.

 

보통 1박을 하면서 꽃놀이를 한다면 아침도 좋고 저녁도 좋겠지만 당일치기를 한다고 했을 때에는 점심 무렵에 꽃밭에 도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할 것이다.

어찌 보면 이때가 꽃구경을 하는 데는 가장 나쁜 시간대인지도 모른다.

운전을 했거나 옆에 타고 오는 과정에서 피곤하기도 하고, 주차공간이 없어서 쩔쩔 매는 과정에서 김은 다 새버리고, 날씨가 더워짐으로 진도 빠지고, 배도 슬슬 고파오고, 태양빛도 점점 강하게 내리쬐고, 꽃구경 인파도 점점 늘어나고, 꽃구경하는 사람들이 풍기는 먼지도 만만찮고, 사진 찍을 공간은 이미 타인들이 다 꿰 차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추억을 쌓는다는 것은 용이치 않을 것이다.

 

해서 좀 더 생생한 꽃구경을 가려면 아침 일찍 떠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가까운 곳에서 꽃 맛이나 보고 온다면 언제 떠나도 관계없겠지만 아침 먹고 느긋하게 떠나는 꽃구경은 결국 고생길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꽃구경도 시와 때가 있는 것이고 타이밍도 적절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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