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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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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는구나!
삼복더위 가뭄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뿌리 얕은 칙 넝쿨
시들거리며 시름을 겪던 잎은 노랗게 물들어가고 낮에는 매미의
울음소리 밤에는 귀뚜라미의 노랫소리가 연이어 들려올 때 초승달
외로이 빛을 뿌린다.
삼복의 더위는 파라솔을 뚫고 모래바닥까지 달구어 사람들을 바닷물로
내쫒던 기세는 어디로 가고 빈 파라솔만이 바다를 지키고 있다. 간간히
부는 바람에 겨드랑이를 치켜 올려 바람을 통과시키니 가을 냄새가 난다.
울타리를 타고 올라간 호박넝쿨에 맺힌 애호박은 물씬물씬 크는 구나
벼이삭 팰 때 농부의 마음을 조아리게 한 태풍은 비켜가고 날마다 고개
숙이는 연습을 하고 있는 들판을 바라보는 농부들에게 한 가닥의 웃음
을 던져주고 있다. 볕이 잘 드는 공터엔 빨간 고추들이 널려 있으니
여름이 가나보다.
감자 캐고 빈 밭으로 놔뒀던 올망졸망한 밭뙈기 손질이 한창이다.
김장 채소를 심으려는 가보다 배추 세 두록 무 한 두록 비둘기들이
올까 봐 밭 가장자리에 허수아비도 만들어 꽂아 놨다. 아마도 비가
올 때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수수밭 찾는 참새 떼 모두 다 어디로 갔나? 수수꼬투리가 피자마자
꼬투리 하나씩 차지하고 아침 식사를 즐기던 참새들 모기장 그물을
칠 줄 어느 참새가 알았겠는가? 울타리 옆으로 드문드문 심은
수수는 양파자루가 씌워 졌구나. 참새가 여름을 물고 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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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농사꾼이 읽어도 더 현실감 느낍니다.
요즘 참새는 사람 안 무서워합니다.
오죽하면 그물치고 양파 자루 씌우겠습니까!
허기야 초가지붕 처마가 제집이었는데
주택 개량으로 쫓겨났으니 공생하자고 떼쓸 만도 합니다.
'우야~우이!'
깡통 두드리며 새 쫓던 시절도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