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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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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병호 작성일 2019-08-04 08:07 댓글 10건 조회 1,3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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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일기

열흘간의 입원

병원에 가면 검사항목도 많다 치료과정도 힘들지만 검사과정도 남몰래

힘들다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덜커덩 내려앉는다.

하루에 세,네가지 검사를 하는 날도 있고 하루에 한 가지만을 검사하는 날도 있다
또 검사결과가 나와야만 다음 검사를 하는 진료과목도 있다.

사이사이 혈압체크 체온,체중 체크 링거액투입 주사반응검사 등 을 거쳐야된다
.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2인실을 배정받고 침대에 누어있으려니까 간호사가

들어와 침대표시와 팔찌를 착용해 준다. 병실에서의 첫날밤이다

2인실이라 하지만 낮에는 서로 들락거려서 옆의 환자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 밤이 되어서야 옆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게 된다. 오늘 낼 하는

환자들의 하루를 더 버티려는 몸부림이야 말로 하루아침을 돋우어내려고
목청을 돋우는 수탁보다 더 애절하다. 아픔을 같이하는 환자이지만 옆 사람의

고통이 내게로 다가온다. 어슴푸레 잠이 들라하면 용알 까는 소리에 잠이 깬다.
뜬 눈으로 하룻밤을 새우고 방 배정을 요청하였지만 사흘이 지나서야
방을 6인실로 옮겼다
.

별의별 환자들

낮의 아픔이 가라앉고 졸리는 눈을 붙이려는데 갖가지 병세가 들어난다 엉머구리 울음소리를 내는 사람 캑캑거리며 가래침을 뱉는사람 아이고아이고 신음소리 아기의 울음소리 간호사들의 밀차 바퀴소리 마치 오캐스트라의 연주가 시작 된 것 같다. 이러한 생활이 열흘이 넘게 이어지더니 의사 선생님의 면담이 있었다. 결과가 나오자면 일주일 정도 걸려야 하니 약을 복용하면서 기다려 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니 비싼 입원비를 들여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병 보석이나 금 보석을 받은 기분이었다.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키케이 산악회 참가신청도 하였었는데 다녀와서 병원에 갈걸...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서의 생활이 행복이요 인류의 낙원이었다. 언제 병원에 가야하는지도 잊은 채 5일이나 지난가보다. 내원 안내문자가 아내의 핸드폰에 떴다. 아내는 회사 때문에 나 혼자 병원에 갔었다.

청천벽력의 진단

의사선샐님과 면담이 시작됐다. 보호자는 안 오셨어요? 한숨을 길게 한 번

쉬고서는 폐암입니다. 나는 피식 웃음이나왔다. 뜻밖의 진단결과였기에...

오늘자로 입원을 하란다. 준비도 안 되었으니 내일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마당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아내는 다급히 뭐래요? 병원에서 피식 웃었던 것처럼 웃으며 암이래. 아내도 웃으며 고개를 떨구었다. 둘이는 아무런 말없이 평상에 앉자있었다. 이튼 날 보따리를 챙겨 병원으로 행했다. 아무튼 지긋지긋한 병원생활이 기약 없이 시작되었다.

약효에 놀라움

암이란 판정을 받고서도 검사에 다시 들어가야 한단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지금의 상태를 파악하여 치료방법을 정하고

약의 선택도 하게 된단다.전이로 의심되는 부위에 조직 검사를 받을 때는

총알을 맞는 고통이었다. 의사의 소견에 의하면 폐암4기로 추정되며

한 곳은 갈비뼈와 연관이 있어 수술도 어려운 상태란다. 방사능 치료와

항암주사를 병행하여 방사능 치료25회 항암치료5회로 치료방법이 제시

되었다. 항암주사를 맞은 그날부터 입맛이 싹 달아나버리고 밥알 하나

하나가 모래알로 변해버렸다. 병원과 집이 가까우면 통원치료를 해도

된단다, 시간을 잘 선택하여 통원치료를 받기로 했다.

살아서 쌓은 정을 떼려는가?

하룻밤 저녁에는 갑작스럽게 춥기 시작했다. 기둥뿌리를 잡고있으면

집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몸에서는 정 반대현상이 일어난다 .온몸

전신이 소나기를 맞은 듯 옷에서 물방울이 맺혀 흐르기 시작했다. 아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불을 찾는데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켠다. 하도 한심스러워
소리를 내 질렀으나 모기소리였다. 아내가 아니라 원수처럼 보였다.

시집 올 때 이브자리 처음 덮어보는 날이었다. 아마도 때 가되어 살아서

쌓은 정을 떼려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저승의 문턱까지 갔다 온 모양이다.

신체의 변화

이러한 일들이 있은 후 아침에 세수를 하려는데 세수 대야의 물은 벌써

먹물로 변해 있었다. 깜짝 놀라 머리를 만져보니 머리가 잡히지 않는다.

먹장 같은 물을 내려다보며 이제야 때가 왔는가보다.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며 나 어디 변한 곳 없어? 하고 물어본다,

그러고 기온이 1도만 내려가도 금방 한기를 느끼며 몸살이 날것만 같다.

삼복더위에도 겨울누비점퍼가 곁에서 떠날줄을 모른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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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님의 댓글

방랑자 작성일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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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누구든 오갈 때는 어차피 혼자입니다.
인연 놓지 마시고 쾌차하십시오 
공시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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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전님의 댓글

조규전 작성일

어려울 때를 어떻게 극복하냐가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전에 행복하고 기력 왕성했던 때를 기억하면서 힘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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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거사님의 댓글

농심거사 작성일

형님~! 평온한 마음을 갖고 꼭 이겨 내십시요. 항상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걱정하며 사셨던 형님의 그 고운 심성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형님을 어여삐 여기셔서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그냥 무조건 지금처럼 평온한 마음으로 조금만 더 견디시면 이겨 내실것으로 믿습니다. 저도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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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님의 댓글

공병호 작성일

용기와 격려를 보내주신 여러분 정말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힘을 빌어 여러분 앞에 우뚝 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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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사무총장님의 댓글

재경사무총장 작성일

선배님! 어려운 병마와 싸우고 계십니다! 힘들고 지쳐있을 때 누군가가 옆에 있어 용기를 불어넣어 줄 때 그 힘든 병상에서의 고통은 조금 덜하여 갑니다. 지난 날의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도 떠올리는 한 슬픔도 가시리라 사료되옵니다.용기 잃지 않으시고 병마를 훌훌 털어버리시고 쾌차 하시기를 간절히 소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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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ki님의 댓글

kimyki 작성일

용기를 잃지 마시고 의지의 힘, 잊지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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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형48님의 댓글

박철형48 작성일

선배님용기를 잃지 마시고 의지의 힘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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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친구님!
읽는 내내 먹먹한 가슴을 졸이며 병상일기를 읽었다네.
한 동안  멍하니 하늘을 처다 보며, 그래, 친구가 병상일기를 쓸 정도면 이겨낼꺼야!
이겨내고 말고지.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나는 이겨낼꺼야! 하며 자신에게 체면을 걸듯 되뇌이며
알맞은 운동과 식사를 잘하면 이겨낼꺼라 본다네.
요즘 엠비앤 티비에 "자연인 ~" 프로가 있는데, 3개월 판정받은 분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친구님은 분명 툭툭털고 일어나 친구들과 술은 못하더라도 '허허'하며
옛날 이야기를 할꺼야!
친구여! 힘내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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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100님의 댓글

santa100 작성일

선배님!
용기 잃치마시고 힘내세요!
항상 웃으시고 에너지 넘치시던 선배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