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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장 내시경을 하실 분을 위하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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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장 내시경을 하실 분을 위하여 –2-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시간 정도가 지나면 뱃속에서 부글거림이 나타날 것이다.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뱃속이 뒤집하는 듯한 느낌이 올 것이다.
소장, 대장을 뒤흔들어서 주변에 있던 음식물을 비누와 같은 원리로 장벽에서 떼어 내는 작업을 하자니 뱃속도 수월치는 않으리라 본다.
배가 부글거린다는 것은 뱃속에 들어간 약품이 목적으로 하는 일을 위하여 작동을 잘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난 다음, 어느 정도 시간이 나면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갈 것이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변이 조금 나오겠지만 그 다음부터는 설사 수준 이상으로 물이 나올 것이다.
요도에서 나와야 할 물이 항문으로 쏟아져 나온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장을 비우는 약제 자체가 설사 촉진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본다.
거기에다 장 벽 청소까지 해 줄 수 있는 물질을 섞어서 조제되었다고 보면 거의 맞을 것이다.
사람마다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전 조성약제를 먹으면 이내 설사가 나오면서 화장실을 수도 없이 들락날락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조성약제를 먹으면서부터 부글부글 끓는 배에서 언제 항문이 열릴는지 장담을 못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몇 약 복용 후 몇 시간도 안 되어 뒤가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화장실에 가서 대장에 머물고 있던 소화된 음식물을 다 쏟아내고 말았다.
술을 먹었거나 체했을 때 입으로 쏟아내는 것 보다 더 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천하 없는 인간도 이런 상황을 제어할 수 없으리라 굳게 믿는다.
대장 내시경을 먼저 받은 사람들의 경험담을 보면 한 번 쏟아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필자의 다음 날 아침에 한 번 더 화장실에 가는 것으로 종료되었다.
덕분에 밤에 배가 좀 부글거렸을 뿐 달리 잠자는 데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들른 다음 조성 약을 또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그래도 배를 좀 더 꺼져 놓으면 자연스럽게 많은 물을 마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동네 한 바퀴를 산책 겸 해서 돌았다.
산색을 마치고 돌아오니 땀이 조금 나을게 물 마시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간다.
어제 한 번 조제한 경험이 있었는지라 오늘 아침은 한결 자연스럽게 A약과 B약을 한 컵에 섞어서 의사가 시키는 대로 15분 시차를 두고 마셨다.
어제와 별 차이가 없는 맛이지만 한켠으로 주스 맛도 나는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옛날에 술 마시고 난 다음 짜 먹었던 ‘겔포스’란 약 맛 비슷하게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찌하였던 물 맛이라던가 술 맛처럼 뒷맛이 깔끔한 게 아니라 느글느글한 듯 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간다.
엊저녁과 마찬가지로 조제약 1,000cc, 맹물 추가 500cc를 마시고 나니 엊저녁처럼 또 배가 볼록해 진다.
엊저녁에 하도 배가 볼록하여 몸무게를 재 놓은 것이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저울에 올라보니 거의 2kg이상이 빠진 것 같았다.
약간의 빈혈기가 오는 듯 하면서 맥도 쭉 빠지는 것 같다.
소위말해 몸에 수분이 빠지면서 발생하는 탈수증상 비슷한 게 오는 듯 한 느낌이다.
아침에 약을 먹자마자 또 뱃속이 부글거린다.
어제 밤 보다는 훨씬 덜 한 것 같지만 그 약 자체가 부글거림을 조장하는 성분이 든 관계로 본이 아니게 배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난다.
약을 다 먹고 난 뒤 한 시간여가 지났을까 화장실에 가자는 신호가 왔다.
배설을 하고 나니 안내 팜플렛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오렌지 주스 같은 변이 나와 있었다.
그게 정상이라고 하니까 그렇거니 하는데 그런 정보가 없었더라면 엄청 많이 놀랐을 것이라 생각된다.
정해진 시간이 다 되면서 마지막으로 화장실도 갔다가 아울러 샤워도 겸하여서 한 뒤 옷을 주섬주섬 차려 입고 병원으로 향했다.
가다가 택시가 오면 타고 가리라 맘을 먹고 출발하였는데 가을 날씨도 좋고 거리에 사람도 많지 않아 슬슬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 병원에 다 다다랐다.
실제 차를 끌고 갈려했는데 의사선생님이 병원에 오는데 직접 운전은 하지 말라는 권고가 있었다.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여 수속을 밟았다.
사전에 대장 내시경을 하는 방법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비 수면 내시경으로 마취를 하지 않고 그냥 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수면상태로 내시경을 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서로 간에 장단점은 있는데 수면 내시경에는 보호자가 따라 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해서 이번 내시경에 보호자는 우리 장모님을 모시게 되었다.
보호자가 딱히 할 일은 없는데 서류상 이름과 싸인을 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이 남아 있었다.
시간이 다 되어 간호사가 안내하는 대로 절차를 밟았다.
먼저 탈의실에서 수술복으로 갈아입는 작업부터 하였다.
상의는 그대로 두고 하의는 병원 복 보다 약간 더 두터운 바지를 제시해 주었는데 특징적인 것은 수술부위에 덮개를 붙여 놓은 것이었다.
아주 특이하게 생긴 바지를 입고 나니 내시경을 한다는 실감이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이어 시술실로 들어가 시술대에 올랐다.
내시경을 할 수 있는 기계가 옆에 놓여 있었다.
내시경을 할 수 있는 기계와 장치 그리고 모니터와 보조 모니터가 붙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내시경으로 쓰이는 검은 봉대가 마치 상수도 호수처럼 그렇게 크게 보였다.
주사 한 대를 맞았는가 싶었는데 그 이후로 깨어나 보니 배가 살살 아프기는 한데 참을 만 하였다.
문제는 정신이 오락가락하였다는 것이다.
병원비 내가 하긴 했는데 의자에 앉아 잔질구고 있는데도 어찌 돌아가는지 몽롱할 정도였다.
금방 움직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
마취가 덜 풀려 그렇거니 하면서 한참 동안 앉아 있다 보니 점심을 끝낸 병원 직원들이 들어오고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이 밀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병원을 나왔다.
그 전에 의사 선생님이 화면을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해 주었는데 여기서는 대장의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그 또한 마취약이 약간 덜 풀린 상태로 들어서 취중에 들은 이야기처럼 확실하게 머리에 와 닿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결과는 나중에 집으로 보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장 내시경은 병원에서 종료되었다.
처음 계획은 장모님과 같이 맛있는 밥을 같이 먹으려 했는데 도저히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배도 살살 아팠고 약간 미식거리는 듯 한 느낌도 있고 정신도 맑지 못하고 몸도 잘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어리어리 한 상태로 유지 되었다.
이내 밥을 먹지 말라는 메시지도 받은 것 같아서 그냥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 소파에 늘어져 한 잠을 잤다.
정신이 들어 보니 배가 살짝 고픈 듯 하여 배 깎아 놓은 것과 함께 죽으로 끼니를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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