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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재경동문체육대회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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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5-05 22:13 댓글 0건 조회 1,1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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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재경동문체육대회 


 

 

아침 8시에 시청 앞에서 서울 국회의사당 쪽으로 향하는 우리 동문회 대절버스에 몸을 실었다.

매년 55일 날 시행했던 재경 농고 동문회 체육대회를 올해는 하루 앞당겨 실시하기로 한 것 같다.

몇 년간 코로나로 인하여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작년에는 아예 가을에 했던 역사도 있었다.

 

 

27인승 최고급 리무진 버스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채운 가운데 떠난 버스는 홍천휴게소에 들러

 볼일을 보고 곧장 서울로 향했다.

날씨는 거의 여름 수준으로 따뜻하다 못해 더울 정도로 5월초의 기상조건과 맞지 않게 나타났다.

이게 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직접적인 기상 이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갈 정도이다.

54일부터 대체휴일이 낀 6일까지 3일 연휴가 이어지는 바람에 영동지방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는 그와 반대방향으로 가는 터에 헐렁하게 서울까지 입성을 했는데 거기서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11시부터 개막식이 열리는데 잠실 근처에 왔을 때 이미 그 시간대를 넘기고 있었다.

국회의사당 갱변쪽 구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제시간을 한참 까먹은 시간대에 도착하였다.

 

 

이미 개막식은 중반으로 들어가고 있던 참에 우리가 도착하자 식 자체가 좀 헝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에 축하사절로 간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하여 권태원, 안계호선배님들과 강릉에서 간 동문회관련 

임원진들의 소개와 함께 개막식은 계획대로 잘 끝난 것 같았다.

땡볕에서 이루어진 재경동문체육대회 개막식인 관계로 장시간 덕담을 나눌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조성

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하늘이 알아서 하는 날씨가 우리의 편의를 봐 줄 리 없는 상황이고 보면 거기에 순응하여 임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원래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매년 이 행사를 시행해 왔는데 이번 행사엔 어린이는 구경을 하기 힘들었다.

 

초창기 재경동문회 체육대회를 주관할 때만 해도 젊은 동문들이 서울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노고도 치하를 해 줄 겸, 동문 간에 화합과 애환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갖고자 했을 것이다.

당시에 아이를 키웠던 동문들도 이제는 머리가 허옇게 센 중년이나 노년으로 넘어가 버렸다.

뭔가 좀 부족했던 시절엔 이런 기회라도 얻어서 아이도 즐겁고 어른도 신명나는 기회가 되었을 터인데 

이제는 그런 맛을 보기엔 다 틀린 것 같다.

아이를 가지고 있는 젊은 동문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과거에 애를 키웠던 동문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에서 씁쓸함과 애잔함이 비애와 함께 흐르는 모습을 보고 왔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력원 중에 애를 키우는데서 나오는 파워는 막강했었다고 본다.

저도 제 자식을 키울 땐 용인자연농원에도 자주 들락거렸을 뿐더러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있으면 줄

 곳 쫒아 다니기도 했던 적이 있었다.

뭔가 모여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모멘텀을 아이들을 통하여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였다.

우리 재경동문회체육대회도 젊은 동문들이 서울에서 살아가는데 고되고 힘든 장면을 선배들이 보듬어

 줄 수 있는 계기로 승화시켜 주었었다고 본다.

지방에서 태어나 물설고 낮선 한양생활을 시작하는 사회초년병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던

 선배들 덕분에 서울 생활에 힘과 지혜를 얻었던 동문들도 많이 있었다고 본다.

알게 모르게 은덕과 혜택을 받았던 동문들도 이제는 후배들에게 유형, 무형의 자산을 나누어 주고 

싶어도 그 대상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베풀어줄 후배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지방에서 서울로 와서 살고자 하는 후배들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우리의 후배들은 이런 동문회 체육대회를 외면하고 있다.

선배가 없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아니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인생패턴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저것도 아니면 그냥 부모님이 알아서 해 줌으로서 굳이 주변에 도움을 받지 않아도 독립

하기가 수월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번 체육대회에서도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면도 

있었다.

이런 것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훌륭한 모멘텀이 될 수 있

었다는 것이다.

행사를 준비한 김종묵회장님을 비롯하여 임원진들의 노고도 만만찮았으리라 본다.

그냥 참석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엔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이런 

행사를 주관해보면 뜻대로 안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도 다반사처럼 일어난다.

어떤 땐 격려도 받고 또 어떤 땐 비난도 받아야 하는 것이 이런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들이 감수해야

 할 영역인 것이다.

추진하는 주최 측의 입장에서는 참석하는 동문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는 것이 주목적일 것이다.

가장 큰 감동은 우리 스스로가 자가발전을 통하여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동문 간에 의싸의싸하는 

파워가 아닐까 싶다.

많은 공감대를 많은 동문과 나눌 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동문체육대회의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간다.

이렇게 하기 위하여 집행부나 주최 측에서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서 적용시키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동문회체육대회에 백미는 동문 간에 친교의 시간이라 본다.

친교의 시간은 역시 운동을 통하여 선후배간에 몸과 마음을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 젊은 동문들이 많았을 땐 축구가 주가 되었으나 이제는 공을 찰 동문들도 노화가 되면서 간단

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족구 같은 종목으로 바꿔져있었다.

많은 동문들이 동참하기 위하여 스포츠오락 프로그램도 도입하여 운동도 하고 움츠렸던 몸도 풀고 

그 결과에 대하여 조그마한 보상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경기가 없는 동문들은 자신의 동창들과 덕담도 나누고 그간 격조했던 일상사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도 되었으리라 본다.

고향에서 가지고 간 음식을 나눌 수 있는 계기도 있으리라 본다.

세상이 좋아지면서 서울서도 전국 각지의 술과 음식을 구입하여 맛 볼 수 있지만 친구들이 바리바리

 준비한 고향음식을 같이 음미하면서 동질감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왕년 모습을 떠 올릴 것이다.

매년 보였던 선배님이 보이지 않으면 섭섭한 법, 어떤 사유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만나 뵙고 싶은 

선배로 인하여 발길이 끌렸는지 모른다.

후배를 보는 것도 마찬가지라 본다.

존경하는 선배도 대단하지만 열성적인 후배의 모습에서도 배우고 느낄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노 선배님들의 건강과 안위도 걱정되고 동기들이나 후배들의 나이 드는 과정을 보면서 나 자신을 

투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체육대회를 통하여 우리는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을 하나 찾아냈다.

해가 가면 갈수록 젊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고 동반해서 늙어 간다는 것이다.

같이 늙어 가는데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도 이런 체육대회 같은 모임에서 맛 볼 수 있는 묘미라 본다.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영역은 다 다르리라 본다.

같은 학교를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모처럼 만나서 풀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지만 세상사 헤어지지 않은 대상이 어디 있겠는가.

친교의 시간을 한창 가지려 하는데 매정한 시간은 이미 많이 흘러가 있었던 것이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모처럼 만났던 친구, 선후배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할 시간을 가졌다.

 

 

3일 연휴가 이어지는 바람에 관광지로 향하는 도로는 어디고 간에 밀린다는 전언이다.

시내를 빠져 나오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낮에 마신 술과 음식으로 인하여 버스에 승차하자마자 졸음이 한없이 쏟아지면서 정신까지 몽롱해졌다.

그래도 고속도로에는 버스 전용차선이 있어서 시내를 빠져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속도를 내기 시작하였다.

용인을 지나서 전용차선이 없는 곳에는 무진장 밀리면서 아까운 시간을 까먹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문막휴게소에 들러 볼 일을 보고 난 다음 진부까지 그냥 달렸다.

거기서 막국수로 저녁을 먹고 아침에 모였던 시청 앞 주차장에서 다음을 기약하면서 서로 간에 아쉬운

 이별을 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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