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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장 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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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솔 작성일 2006-05-23 08:48 댓글 0건 조회 1,5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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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


어둠의 한편 불빛 녹아나는 김 서린 천막 속에
벼랑 끝을 오가다 돌아 온 삶과
더 이상 추락할 수도 없이 흐느적거리는 영혼들이 모여
애환이 묻어나는 만찬을 즐기는 곳

사선을 넘나들던 하루일들을 보자기처럼 풀어놓고
서민들의 삶을 같이하던 소주가 빈병으로 쌓여
바람소리를 낼 때 나름대로의 철학을 논하며
어떻게 정치를 하는지 살 수가 없다고
질긴 안주보다 더 곱씹으며 시름을 달래는 곳

아찔했던 순간의 일들은 망각 속에 잠들고
목젖을 적시던 술잔의 숫자만큼 영혼들이 깨어나
실핏줄을 타고 흐르던 애환들이 가슴에 서릴 때면
실루엣 같은 한 가닥 희망을 쫒고 아님
자포자기를 이미 몸으로 익혔다

소리 없는 어둠이 안개처럼 흘러 밤도 이미 깊으면 그래도
흐느적대던 영혼들이 희망과 기대를 한 아름 않고
내일도 벼랑 끝에서 추락할지도 모를 난간을 밟으러
문을 나설 때 섣달 찬바람이 기다린 듯 기여들고
저 멀리 가로등이 조등처럼 어둠에 걸러있다.

-靑松-

* 입암뜰에서 옴겨왔습니다. 작가 김선익(50회) 동문은
재경 히말라야산악회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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