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자유 게시판

생선을 다듬다가 - 미즈쯜에서 퍼옴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옥계댁 작성일 2006-07-02 20:03 댓글 0건 조회 1,082회

본문

생선을 다듬다가

**** 옥계댁(47회 동문 부인)
 
억센 등지느러미 가시에 손가락이 찔렸다.
언제부터 꿰고 있었는지 모를 생각의 조각들이
와르르 흩어지고 온몸으로 그의 화가 화끈, 번져온다.
죽음과 삶의 거리에서 전해오는 암호를 해독하듯
접힌 지느러미를 펼쳐보았다.
목도리도마뱀이 적을 만났을 때 펼쳐보이던 목도리처럼
가시로 가랑이진 지느러미는 전혀 기가 꺾이지 않은 채 도도하다.
그 시퍼런 서슬로 제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깃발처럼 펄럭이며 돌아다녔을 게다.
삶의 밖으로 끌려나오지 않으려
가시 올올이 세워 항거도 했으리라.
지켜야 할 울타리가 그의 모든 힘이었듯
이 저녁 돌아갈 곳을  빼앗긴 죽음의 당찬 뒷발길질에
느슨한 내 삶이 호되게 한 방 당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