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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의 그날 - 제3화 -------------------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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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야부리 작성일 2006-07-24 09:08 댓글 0건 조회 1,1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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죈장과 그의 기둥에게 아랫목을 빼앗긴 나는 창문이 가까운
냉골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설움을 겪어야했다.

'거꾸로 가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라고 했던가~
드디어 아침이 밝아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던 듯,
매운고추와 두부가 들어간 얼큰하고 구수한 된장찌개로 거하게
아침식사를 마쳤다.
두 사람의 이야기속에 오늘이 죈장 아낙의 귀빠진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재서야 상경의 목적을 눈치차린 나는 아무래도 그 행사를 치루려면
적어도 하룻밤 정도는 더 묵어야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으로 친구를 쳐다봤다.

"우리 잠깐 나갔다 와야겠다"
나는 멀뚱한 눈으로 쳐다보며 응수를 했다
"워딜?"
"같이 다녀올때가 있어서...."
baby25.gif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선물코너에서 우리는 색깔이 곱고 매끄러운 목도리를
하나 구입했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입이 귀에걸린 친구는 한 2-3일만 더 묵고 내려가자는
청천벽력같은 제안을 하고있었다.
"사실 나는 집에가서 할 일도 있고 그러니 먼저 내려가는게 좋을것 같다.
그리고 불편하기도 하고 말이야."
속에있던 말을 내뱉고 나니 마치 작년설에 먹다 언친 떡국이 쑤~욱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야! 여기까정 같이 왔는데 너 혼자 내려가면 어떻게 하냐?
딱 이틀후에 내려가는게 어때?"
나는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혼자 내려갈 뜻을 비쳤다.
그러자 친구가 주머니속에 꿍쳐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듯 한마디 툭~ 던진다.
"야, 어제 걔 어떻디? 마음에 안드냐? 내가 얘기해서 오늘 오라고 할테니
같이 있다가 함께 내려가자."
친구는 나의 표정을 읽느라 분주해 보였다.
"기계체조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몸매도 쥑이던데...? 알았지? 그렇게 하는거다"
아예 못을 박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친구의 얼굴을 쳐다보며 난 이렇게 말했지.
"짜슥! 진작에 그렇게 나오던가..."

온다던 친구는 안오고 밖에는 밤톨만한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혼자서 멀뚱히 그날의 운수를 보는 화토패를 보니 이게 뭐야?
"목단과 똥이라!"
돈이생겨서 기쁨?
별로 앞뒤도 안맞고 말도 안됐지만 우쨌든 기분좋은 시작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아니, 뭘 이렇게 사가지고 왔어? 그냥 와도 되는데 계집애, 꼼꼼하긴..."
"이건 다락에 있길래 몇개 넣어왔고 이건 앞에있는 도나스 가게에서 좀 사왔어"
두 아낙의 대화를 들으며 드디어 운명의 여신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예견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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