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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파티 - 제4화 ----------------------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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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야부리
작성일 2006-07-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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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58회
본문
** 사진 - 김정기(44회) 경포호에서 촬영
"이건 고로케라고 하는거구요,
전 이게 좋던데요. 찹쌀모찌예요."
약간의 비음을 섞어가며 재롱이라도 부리듯 보이는 아낙에게서
어제와는 다른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우선 머리모양과 복장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훤칠한 키에 걸맞는 청바지에 세무자켓과
스포티하게 기른 바람머리를 경계로 흰색 스카프를 두른 모습에
나는 마냥 작아지고 있었다.
별로 수줍어 하거나 어색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것이 이런자리에
익숙해 있다못해 마치 분위기를 리드해 나가려는듯...
운명의 아낙이 사온 케익을 놓고 우리는 분위기를 잡았다.
"잠깐!"
이건 또 왠소리...
줸장아낙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듯, 친구가 두팔을 쭉 뻗으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뭐여?" 촌넘이 한마디 했다.
잽싸게 부엌으로 나가더니 신문에 싸놓은 뭔가를 집어들고 들어온다.
참 진, 이슬 로...
그건 맑은물이었다.
나는 순간 "신이시여!" 를 외치며 뱃가죽에서 약간의 경련을 느끼고 있었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에는 이것만큼 좋은 약이 없음을 익히 알고있었기에...
"~사랑하는 xx의 생일축하 합니다...."
나의눈은 이미 맥주잔에 칠부정도 따라놓은 술잔에 가 있을때 그들은
모두가 박수를 치고 뭔 큰일이라도 이룬양, 법썩을 떤다.
나는 나의 주량을 내가 주체못하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작은 소주잔으로 홀짝홀짝 마시질 못한다.
얼마나 먹어야 될지 가늠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감질나게 음미하면서 마시는
그런것 보다는 누가 특별히 뭐라고 할 사람이 없으면 길죽한 맥주잔에 한잔씩
따라서 먹는데 그래야 술을 제대로 마시는 것 같고 그래서 그날도 평소처럼
그렇게 하고 있는데 운명의 아낙이 한마디 하신다.
"아니, 생기긴 술을 못하게 생겼는데 그거 진짜 술 맞아요?"
마치 벌레라도 쳐다보듯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정도의 표정으로 쳐다본다.
잽싸게 한마디 날렸지.
"이마에 그렇게 써있어요? 술 못하는 사람이라고요?
지우고 온다는게 강능에서 서둘러 오는 바람에..."
침을 발라 열심히 이마를 닦았다.
모두가 배를잡고 나 뒹군다.
그 순간 나는 결정했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갈 것, 아예 푼수를 떨자."
어정쩡하게 가느니 차라리 고문관이 되어 버리자고 마음먹으니
그렇게 편할수가 없었다.
"아니, 남의 술 먹는 것 가지고 시비를 걸더니 그쪽은 어느새 그렇게 되셨수?"
얼굴에 술이올라 금방 어떻게 될 것 같은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대답대신 한마디 날린다.
"에이, 걍 술이나 한잔 줘보세요. 무슨 남자가 재미도 없이 혼자만 마셔...?"
술을 한잔 따르며 이렇게 말했지.
"흥! 맛이 제대로 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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