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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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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9-04 13:37 댓글 0건 조회 8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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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벼의 추억


쌀은 우리민족과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식량작물이다
.

타에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쌀의 중요성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우리민족은 몽골지방에서 내려왔지만 그들처럼 유목민족으로 남아 있지 않고 농경문화로 발전시켜 왔다.

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벼라는 작물이다.

 

그렇다면 왜 벼가 한반도에서 그렇게 중요한 작물로 자리매김 되었을까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벼는 다른 작물에 비하여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엄청 많은 편이다.

물론 옥수수나 고구마와 같이 전분질을 주축으로 하는 작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수량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런 작물보다 우수한 점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벼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가 비료를 치지 않아도 수량이 70%정도가 나오기에 선호도가 더 높아졌는지도 모른다.

 

기후적인 조건에도 한반도 같은 경우 monsoon현상이 나타나기에 벼농사에 적합하리라 본다.

벼는 열대식물인데다가 물을 많이 요구하기에 이런 조건을 갖추어 주면 적정량의 생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식량 선호도 차원에서 쌀이 단연코 상위에 올라있기에 더더욱 벼농사가 발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한반도에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고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농지는 적은 상황이다.

늘 식량이 부족하여 수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이다 보니 질보다 양 쪽으로 신경을 더 썼다고 본다.

특히 벼농사에 있어서 단위면적당 수량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본다.

1980년대 인구가 급속히 늘어가는 데 뒤따라가지 못하는 식량을 생산하기 위하여 수량이 높은 품종을 만드는데 주력을 했었다.

 

수량을 높이는 데는 품종도 있었지만 비료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장간종(키가 큰 벼 품종 군)의 경우 소위말해 내비성이 약하다 보니 비료를 많이 주어 키를 키워놓으면 태풍에 쓰러지기가 십상이었다.

거기에다 과다비료가 주어지면 벼에 치명적인 도열별이 극성을 부려 수확자체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비료를 많이 주어도 쓰러지지 않고 도열병도 걸리지 않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품종이 필요했던 것이다.

 

거기서 태동된 벼 품종이 바로 통일벼였다.

전에 재배되었던 품종에 비하여 엄청난 수량이 나오는 품종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하나가 좋으면 또 하나가 신통치 않다고, 수량은 많은데 밥맛이 별로였던 것이다.

소위말해 한국 사람들의 입맛은 아밀로스라는 성분이 적어서 찰기가 흐르는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통일벼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로 통일벼의 혈통이 안남미(알랑미)의 영향을 엄청 많이 내려 받았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indicia type의 혈통이 주가 되다보니 밥이 푸석하고 밥알이 날아가는 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도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유럽 등지에 가면 밥이라고 나오는데 길쭉한 쌀로 보이는데 푸석하기 그지없는 밥을 보았을 것이다.

수량은 많은데 밥은 영 우리체질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량이 많고 도열병에 안 걸리고 비료를 많이 주어도 도복이 없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면에 불리한 유전자가 너무 많이 돌출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밥맛이 없다는 것, 그리고 밥에 찰기가 거의 없는 안남미 수준으로 나온 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벼가 익었을 때 탈립이 너무 쉽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기계화가 덜 된 상황에서 기껏해야 수동 바인더 정도가 고작이었다.

낫으로 수확하거나 바인더로 수확할 때 낱알이 너무 많이 떨어짐으로 농사를 다 지어서 수확단계에 손실이 너무 크다는 맹점도 있었다.

 

해서 부랴부랴 만든 것이 유신, 노풍, 내경같은 신품종이 나오기 시작했다.

요는 그런 품종도 혈통은 죄다 통일벼에서 기인한 것이 되다보니 이 품종으로 밥을 지어 놓으면 찰기는 좀 더 있을는지 모르지만 원초적인 밥맛은 통일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불리한 부분이 있으면 고치면 되는 법, 수확량도 많고 밥맛도 좋고, 밥에 찰기도 있고, 도복도 잘 안되고, 도열병에도 강하고, 멸구나 이화명나방에도 강하고, 탈립도 잘 안 되는 품종을 만들기 위하여 지금까지고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의 욕망으로 보았을 때 바로 위에 열거한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 품종은 나오기 어려우리라 본다.

하지만 많은 벼 육종학자들이 지금도 위와 같은 유전인자가 모두 들어갈 수 있는 완벽한 벼 품종을 만들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인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 품종을 만드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하신 분이 바로 우리 동문이신 함영수박사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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