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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달처럼 그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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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병호 작성일 2006-08-29 16:06 댓글 0건 조회 1,3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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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달처럼 그리는 아이”

영숙이는 오늘 3교시까지 수업 하는 동안 표정이 무척 밝았습니다
한 시간만 수업을 받으면 점심시간이라는 기쁨에 교실 안은 떠들썩합니다
자리를 떠돌아다니며 크래파스도 빌려 쓰며 즐거운 미술시간입니다
오늘 미술시간의 주제는 가족 이었습니다 영숙이는 머리를 숙이고
무엇인가 생각에 잠겨 그리 밝지 못 한 표정을 지으며 불안 해 했습니다
이윽고 영숙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버지도 그리고 어머니도 그렸습니다
인자하신 모습에 환희 웃고 계시는 영숙이의 아버지 모습과 설거지를
하시는 어머니를 그렸습니다 선생님께선 영숙이의 가족 그림을 보시고
너무 행복하게 보이는 가정이라고 칭찬까지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영숙이의 부모님을 본 학생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영숙이의 집은 학교에서 4KM 나떨어진 시골마을이었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는  아버지께서 어릴 때 한쪽 눈을 다치셨는데 수술까지
잘못되어 눈 주위에 주먹 같은 혹이 생겼고 그로 말미암아 한 쪽 눈을
실명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태어 날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를
못 쓰십니다 지금도 영숙이의 도움을 받아 바깥출입을 하십니다
집안에 일은 영숙이가 도맡아 합니다 1학년에 다니고 있는 동생도
영숙이가 챙겨서 등 ,하교를 합니다 영숙이 동생 영희도 왼팔을 잘
쓰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동생의 책가방도 영숙이의 몫입니다  언제나
교실 문턱까지 데려다 주고 수업이 끝나면 또 데리러 갑니다

비 오고 눈 오는 날에도 영숙이와 영희는 항상 걸어 다닙니다
영숙이네 집에는  자가용이 없습니다 경운기 한 대 뿐입니다
지난겨울 눈이 많이 왔을 때는 아버지가 경운기로 태워다 주셨는데
학교가 보이는 곳에서 내려 걸어서 갔습니다 아버지의 눈에 불어난
혹을 보면 친구들이 놀릴까봐 아버지께서  학교가까이 오지 않으시려고
하십니다 그러나 영숙이 에게는 아버지가 제일 훌륭하신 분입니다
때로는 어머니의 지팡이가 되어드리지만 어머니만큼 훌륭한
분은 아직도 보지 못하였다고 합나다 영숙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스럽고 사랑스런 그런 분이라 했습니다
그러기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 일을 돕고 때로는 아버지 일을
돕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영희가 못하는 일은 뭐든지 대신해
주었습니다
영숙이네 식구는 모두 장애자인 셈 입니다 영숙이는  식구들의
모자란 부분을 늘 곁에서 메워갔습니다 아버지의 눈도 되어주고
어머니의 왼쪽 다리도 되어주고 동생의 왼쪽 팔 도 되어주면서도
학교생활은 명랑하기를 따라올 자가 없었습니다

4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선생님은 순일이라는 친구와 짝을 할
사람을 찾고 계셨습니다 영숙이는 선뜻 저랑 할 께요 하며 손을 들었습니다
순일이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다리가 절단되어 의족에 아직까지는 목발을
집고 다니는 학생입니다  누구도 그 학생과 짝이 되어 앉기를 싫어했습니다영숙이 학생 일어나봐요!
영숙이는 무슨 마음으로 순일이와 짝 할 생각을 했어요?

예, 선생님! 순일이가 몸이 불편하잖아요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이 생기면 옆에서 얼른 거들어 주고 싶어요
이 말이 떨어지자 선생님은 기뻐하시는 기색도 없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도 따라서 박수를 쳤습니다 그뜻이 얼마나 갸륵한지 선생님은 돌아서서 눈물을 닦고 계셨습니다
영숙이는 쉬는 시간이면 늘 순일이와 같이 놀아 주었습니다
학교의 화장실은 재래식 이었습니다 순일이는 화장실에 볼일이 있을 때
제일 난감해 했습니다 목발을 놓고 쪼그려 앉자니 의족에는 힘이 없어
넘어지기가 일쑤 였습니다 그런 일을  안 다음부터는 화장실 갈 때마다
같이 가서 손을 잡아주곤 하였습니다 순일이는 영숙이 한 테  항상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하루는 순일이 할머니의 칠순잔치가 있었다고
떡이랑 동그랑땡을 한 보자기 싸와서 슬며시 영숙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영숙이는 싫어! 이렇게 많은걸 어떻게 나 혼자서 다 먹니?
영숙이는 반 친구랑 나누어 먹기를 제안 했었지요
순일이가 싸가지고 온 떡을 반 친구들이 나누어 먹으며 순일이에게
친구들은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습니다
순일아! 어제 너희집 무슨 날이었었니?
응~ 우리 할머니 칠순 잔치 했어
그렇구나  그러자 한 학생은 칠순이 뭐냐고 물었다
하하하하! 한 바탕 웃음에 입에 물었던 떡이 튀어 나오기도 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며 은행잎이 노랗게 변했을 때 학교에서는 전교 사생대회
가 있었다 주제는 가을 하늘이었다  영숙이는 여름밤하늘에 빛나던
별을 그렸습니다 노란별 그리고 왕별... 심사과정에서 별이라면 귀퉁이가
뾰족 뾰족 해야 하는데  둥그렇게 그려서 마치 달 같다는 평이 나왔습니다
이때 담임선생님이 달려가 그림을 설명하기 시작 했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학생은 우리반 학생이며 이 학생은 별을 멀리서 바라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린 그림이며 가까이다가가면 귀퉁이 뾰족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과 영숙이의 교우관계가 뒷받침 되어 대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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