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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애국가를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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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오원 작성일 2006-09-13 09:38 댓글 0건 조회 1,0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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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애국가를 바꿔라.

역사에 대한 연구는 국가에 대한 기억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자국의 이익과 미래를 위한 집단적인 행동과 자기규정을 산출해 낸다. 중국의 동북공정 작업이 역사연구를 핵으로 하는 데는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개요’ (2004년)에 의하면 그들의 역사연구 프로젝트가 ‘중앙’의 비준 아래 이루어진 ‘국제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국가적 차원의 문화정책임을 확연히 할수있다. 프로젝트의 목적과 방법론 등이 세세히 열거된 이 문건 하나만 봐도 그 동안 차근차근 진행된 중국의 역사왜곡 작업이 이미 오래전에 예정된 국가정책임을 누구라도 알 수 있다.

한국의 역사가 한족 (漢族, 신라, 고려, 조선)만의 영역으로 축소되고, 고구려 유물들이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검인정 교과서에 발해사가 중국사에 편입되고, 급기야는 백두산을 개발하고 아시안 게임 성화를 백두산 천지에서 채화하는 도발이 감행되는 지경인데도 정부는 한국 고대사 왜곡을 중국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볼 수 없다며 사회과학원의 연구가 ‘공식화’된다면 그때 외교적 대응을 하겠다는 망발을 거듭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는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정부의 슬로건을 수없이 들어왔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근대화’ 등의 이념을 내세웠던 과거 정부와 달리 우리 세대가 안고 있는 분단 통일 등의 역사적 소명이 이 정부의 존재 의의와 직결된다는 얘기다. 그런대도 정부는 통일의 부정적 조짐처럼 덮쳐오는 주변국의 도발 하나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무능과 비굴의 극치를 과시하고 있다. 우리의 영해를 일본과 공동으로 조사하겠다는 합의까지 했다. 결국 ‘문건’으로 만들어질 이 합의문은 우리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전복시킬수 있는 가장 위험한 공적인 텍스트가 되지 않을 것인가. 우리시대에 생산된 텍스트는 바로 미래의 역사를 생산하는 근거이자 물증이 된다.

백두산 반쪽을 떼어준 북한정권에 번번히 휘둘리며 제 역사의 뿌리마저 중국에 잠식당하다 못해 일본에 가장 쓸모있게 활용될 반역사적 텍스트 생산까지 감행코자 하는 이 한심한 정부가, 도대체 왜 존해해야 하는지 스스로 그 역사적 해석을 준비해야 할 때다. 거창한 역사가 아니라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불려질’ 국가나 개정하는 것이 합당하리라.

夏 童    2006년 9월

(위 글은 2006년 9월 12일자 매일경제의 매경춘추란에 실린 같은 題下의 詩人 허혜정님의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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