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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오강호(笑傲江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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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6-12-13 13:20 댓글 0건 조회 8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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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泰山),화산(華山),형산(衡山),항산(恒山),숭산(崇山)을
중화 오악(五嶽)이라 한다.
이 오악 가운데서 제일 험한산이 화산이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고,높이는 약 2,200m,
북한산 인수봉의 2~3배되는 거봉이 하늘을 향해 쭉쭉뻗어있다.
지기(地氣)도 강해 내공(內功)수련자들의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몸이 약한 사람들이 이산에 오르면 골치가 띵할 정도로 기운이 강하다.
바위 절벽 중간중간에는 수백년에 걸쳐 도사(道士)들이 도를 딲느라
파놓은 동굴이 수십개나 있다.
이런 동굴들은 독수리집같이 험해서 절벽에 걸려있는줄사다리를 타고 간신히 올라갈수
있다고 한다.
소림,무당,아미,개방,공동파와 같이 강호 무림의 6대문파에 들어가는 화산파의 무공이
강하다는것은 다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다.
내가 젊어서 중국무술 18기(十八技)를 배울때 소림경기공(少林硬氣功)과 함께
화산기공(華山氣功)호흡법을 익힌 기억이 새롭다.
특히 입식세(立式勢)에서 행해지는 흡지착근(吸地着根)초식은 이론과 실행의 괴리가
수십년동안 수련해봐도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 불가사의다.

화산은 오로지 도교(道敎)의 본산지다.
다른 곳에는 불교사찰과 도관들이 섞여 있지만 화산만은 그렇지 않다.
도교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이 주가된다.
인간의 이상적인 행위는 자연법칙에 따라 행위하고 인위적인 작위(作爲)를 하지 않는것이다.
노자(老子)에서 시작되어 장자(莊子)에 꽃피운 이 무위사상은
그러므로 우주는 변하는것이고 진실로 영원한것이나 절대적인것은 없으며
만물은 양극단에서 변동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지말아야 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오직 도(道)만 영원히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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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오강호(笑傲江湖)는 이런 도의 사상을 주축으로 부와 명예와 권세로부터 자유로워 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업(UP)시킨 소설이다.
무림제패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스승의 추악한 행로를 지켜보며 주인공은
자연속으로 자신을 던져 맑은 이상향(理想鄕)을 구현한다.
한줌 티끌도 않되는 부귀영화를 위하여 이전투구하는 현실싸움을 비켜서
문득 오연히 강호를 흘겨보며 한바탕 웃음을 남기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소설속 주인공이므로 가능한것일까?


작금에 외환은행 부정매각사건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의 끝이 어디인가
더더욱 회의심이 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인수하는 과정에서 전 외환은행장이 수억의 뇌물을 받고
BIS수치나 주가조작, 정.관계 로비등을 통해 국민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 모든 욕망의 허울을 벗고 '소오강호' 할수는 진정 없는 것인가?
더구나 검찰의 론스타 간부와 협의자들에 대한 영장청구와 법원의 잇다른 기각사태를
지켜보면서 조잡한 힘겨루기양상은 또 어떤 심정으로 바라볼것인까?

송태조 '조광윤'이 화산도사 '진단'을 만나 고견 듣기를 청했다.
이때 진단과 송태조는 화산의 암봉에서 바둑을 겨루었다.
진단이 태조에게 "무엇을 걸겠느냐?' 고 했을때,
태조는 '화산을 걸겠다'고 했다.
진단이 이기면 세금을 면제해주겠다는 조건이였다.
결과는 진단의 승리로 이때부터 화산은 국가에 세금을 내지 않았고
도교 도사들의 산이 되었다.

한판 바둑에 황금과 권력이 아닌
무소유(無所有)의 낭만을 건 그들의 도교 사상에 정이 간다.

무소유가 곧 무위자연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그것은 道의 무한(無限) 길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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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떠나는 지혜를 배우고 싶은 아침입니다.
마무리되는 시간의 아쉬움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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