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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성탄에 즈음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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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yki
작성일 2020-12-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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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사람들로 분비던 거리도 실어증 환자처럼 침묵으로 일관한다.
일상화돼버린 너와 나의 거리 두기가 적막하고 침울한 시간을 끌고 가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창밖 세상은 내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한 불빛처럼
멀리멀리 떠나버릴 듯 가물거리는데
너를 잊지 않고자 응시하는 저 하늘은 점점 싸늘한 빛이 짙어지고 있다.
이 소름 돋는 재앙이 언제쯤 끝날지
무릎 꿇고 기도한다.
실어증에 걸린 거리마다 잊힌 언어 한마디 한마디 떠올리고
적막했던 새벽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깨워주던
어여쁜 새들처럼
잠든 우리들의 거리에 밝고 활기찬 새해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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