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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늦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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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07-02-16 22:57 댓글 0건 조회 7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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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 하남석의 밤에 떠나 여인

때는 늦었지만

그 손은 창백하고 차가웠지만
4월이면 자두꽃 같이 하얀 꽃들이 그 손안에서 피고 진다

오월의 어느 날은
장미가시에 찔려 저린 손을 앓기도 하며
연두빛 꿈마져 가슴안에 가두어 둔채 유월을 보내기도 하였지만
언제나 닫혀 있는 네 가슴안에는
땅끝과 하늘끝을 헤매는 몽유병을 앓는 시월이 있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정녕 네가 아닌 너만이 헤매다 돌아와
몽롱한 아침을 맞는 10월이 있었다.

너는 여전히 창백한 손으로 식어가는 햇살을 잡고
닫힌 가슴을 열지 못한채 11월을 보낸다.

바람은 차가워 지고 햇살은 식어 가는데
낙엽타는 연기, 자욱한 곳에서
12월의 시린 손을 녹이며
비로서 가슴을 열어 애린(愛隣)의 정(情)을 받아 들인다

ccc.jpg

그것은 때늦은 것이 였지만
회한의 눈물로 젖는 것이 였지만
창백한 손마디에 붉은 피가 흐르게 하고
아직은 멀기만 한 봄날로 날아갈 날개가 돋는 일이다.

** 2006년 12월 어느 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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