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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농공고-제일고 축구정기전 무산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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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학철 작성일 2007-05-14 08:42 댓글 0건 조회 1,2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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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강릉농공고-제일고 축구정기전 무산위기
 ( 사회면  2007-5-14 기사 )
 
 -한 발씩 양보하면 예정대로 `킥오프'

 매년 강릉단오제 때 최대 이벤트로 열린 강릉농공고와 강릉제일고의 축구 정기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올해 농·일(일·농)전을 주관해야 할 강릉농공고총동문회는 모교 축구부와의 갈등으로 동문회이사회에서 “모교 축구부와 관련된 모든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해 농·일전을 치를 명분이 없다”고 결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농·일전은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농·일(일·농) 정기전 중단사

 농·일전은 1976년 단오를 맞아 제1회 농상 친선축구대회로 시작돼 올해로 31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농·일전은 4차례 11년간 중단됐다. 1차 중단은 1980년으로 당시 광주사태로 전국에 계엄령이 내려져 중단됐다. 두번째는 1982년 대회에서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가 승리하면서 양학교 학생간 폭력사태로 이듬해인 1983년부터 1988년까지 6년 동안 중단됐다.

 1989년 도축구협회 주선으로 부활된 농·일전은 1991년 과도한 경비 부담으로 양교협의하에 3번째 중단사태를 맞는다.

 1994년 양교동창회 주관으로 부활한 농·일축구정기전은 이후 양교 동문회에서 축구정기전 입장권을 판매하게 되면서 입장권 수익으로 양교 축구발전기금을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2002년 또다시 중단사태가 빚어졌다. 2001년 상농축구정기전이 화근이 됐다. 당시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진 농고 축구 감독이 전반전 경기 도중 1시간 30분간 선수 전원을 퇴장시켜 경기 진행에 문제가 발생하자 이듬해 제일고총동문회 측에서 경기를 거부, 2002년 경기는 강릉농공고와 대구 청구고간 친선경기로 치러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양교 정기전의 의미

 농·일(일·농)전은 강릉시민 화합의 장이다.

 가장 큰 볼거리는 사람. 농·일전의 평균 관중수는 3만여명, 강릉인구의 15%이상이 몰린다.

 시내가 한산할 뿐만 아니라 강릉종합경기장의 관중석이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차 장관이다.

 농공고와 제일고 학생들의 응원전과 관중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것도 보기 드문 장관이다. 경기 보다 응원전을 보려고 입장권을 사는 행렬이 줄을 설 정도다.

 양학교 동문 뿐 아니라 강릉시민, 심지어는 멀리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오는 출향인사까지 가세해 지역경기 부양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농·일전의 입장권은 특별석 1만5,000원, 일반석 1만원. 일반 경기에 비해 강릉에서 비싼편에 속하지만 날개 돋친듯 팔려 당일 경기장에 암표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농·일전을 통해 지난해 양학교 동문회는 경비 8,000여만원을 제외하고도 각 5,000만원씩 1억여원의 축구발전기금을 확보했다.

 이에 힘입어 농·일전은 30여년간 구도 강릉의 상징 역할을 해왔다.

 △2007년 정기전 개최 전망

 이번 갈등의 중심에 있는 강릉농공고 총동문회와 축구부 모두 정기전이 개최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나 깊어진 감정의 골 때문에 선뜻 누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신동철 강릉농공고축구감독은 “농·일전은 역사성과 지역 정서·문화적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안다”며 “농·일전은 개최돼야 하며 대회가 열리면 당연히 참가할 것”이라고 했다.

 권태원강릉농공고총동문회장은 “이사회에서 이미 입장을 정리했고 동문회도 축구부 지원 업무를 학교측에 넘긴 마당에 다시 개최하겠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농·일전을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만큼 학교측에서 정식으로 동문회측에 행사 주관을 요청한다면 이사회를 다시 열어 가부를 결정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동문회와 축구부의 갈등으로 정기전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강릉시와 학교, 동문, 축구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릉=조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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