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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저물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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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 설 작성일 2007-11-15 15:10 댓글 0건 조회 8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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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가을이 촉촉히 젖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썰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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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오랜 친구인 어둠아
너와 다시 얘기하고 싶어 왔어.
어떤 환영이 살며시 다가와
내가 잠든 사이에 씨를 뿌리고
갔거든
내 머리 속에 심어진 그 환영은
침묵의 소리 속에 아직도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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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꿈속에서 난 홀로
걸었어
자갈이 깔린 좁은 골목길을
가로등 불빛 아래서
난 추위와 습기를 막으려 옷깃을 올려 세웠지
그 때 내 눈은 네온
불빛에 찌르는 듯 했고
그 불빛은 침묵의 소리를 깨뜨렸어
적나라한 불빛 속에서 난 보았어
만 명,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을
그 사람들은 말하지 않고 이야기하고
귀기울이지 않고 듣고
말로 해도 공감할 수 없는 노래를 쓰고
있었어
그리고 아무도 감히 그 침묵의 소리를 깨뜨리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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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 내가 말했어. "당신들은 침묵을 몰라요
그건
마치 암이 퍼지는 것과 같죠
내 말을 들어봐요. 내가 알려 줄께요
내 손을 잡아 봐요. 내가 다가 갈께요
하지만 나의
얘기는 소리없이 내리는 빗방울처럼
침묵의 샘안에 떨어져 메아리 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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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절하고 기도했어
자신이 만든 네온
신에게
그리고 경고의 메시지가 빛났어
그 네온이 만들어 내는 문구에
이렇게 쓰여 있었지. "예언자의 말씀은 지하철 벽에 적혀
있다
그리고 집안의 벽에
그리고 침묵의 소리 속에 속삭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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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und of Silence / Emiliana Torr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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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의 고개넘어 너는 사라지고
너는 보이지 않아도
저버덕거리며 걷고 있을 비탈진 내리막 길
그 곳에서 가고 있을
너도,
또 나도
우린 함께 길떠난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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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거리는 소리는
걸음에 밟히고
걸음보다 빠른 그림자는 숲속으로 기어든다
기우는 햇살이 바람에 흔들리때
소슬하게 들여오는 숲속의 소리
그 숲에 숨어 휘파람을 부는
그대는 누구인가

세월은 지나도
내 영혼을 품어안을 님이신가
내 품에 안긴 사랑인가

미움이 삭아 미련이되고
남겨진 사랑마져 슬픔이 되는 날이여

저승의 문앞으로 쓸여가는 낙엽을 밟으며
이 적막한 숲속에서 영원히 떠돌
별빛처럼 글썽거리는 내 휘파람 소리
님이여!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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