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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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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 설
작성일 2007-12-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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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파 도
바람소리/김윤기
일렁이던 원시인의 옥빛 마음은
옛날 옛적의 맑은 바람을 안고 하얗게 흩어진다
그 깊은 심연속에 숨겨둔 전부를 들어낼 수는 없지만
사랑하여 사랑한다는 외마디 고백만은
하얗게 토해내고 싶다
바람부는 날이면 펄럭일 네 옷깃 처럼
떨고 있는 나를 보렴아
핏줄솟은 손으로 덧칠한 낙서
천만번 쓰고 지운 새까만 내 사랑의 누적
바다에 솟은 돌뿌리를 걷어차고 순백의 거품이 되어
옥빛 눈물에 젖고 만다
남빛 짙은 심해에서
오래전 부터 서성거리던 너를 향한 사모의 정
고운 네 숨결에 입맞추고 싶었던 갈망
그 순박한 갈망마져 산산히 부서져 내리는 하얀파도
그 하얀 거품을 거두어 돌아갈 땅 하나
그 외로운 섬을 지키며
나는
그대를 기다리겠소
바다앞에 서면 거기엔 여지없이 작고 초라한 내가 있다
도도하여 스스로 오만해진 나를 일깨우는
거룩한 하늘의 빛과 준엄한 하늘의 소리에 눈이 뜨이고 귀가 열여
비로서 무릅을 조아리고 겸손한 인간으로 돌아가 기도를 드리게 된다
하찮은 내 소유를 자랑하며
정작 소중한 내 소유를 무시해 버린 이 무지한 삶에 대한 참회
참회한 자의 참 기쁨과 평화가 이것임을 비로서 깨닿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 뜨거던 여름은 다시 돌아와 이 바다를 파도치게 하고
내 가슴안으로 돌아와
곧은 나의 무릅을 꿇리고 또 다시 참회의 기쁨을 얻게 할것입니다
2007년은 가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지만
봄은 다시 돌아와 꽃을 피우고 여름은 다시 돌아와 뜨거우리
이 겨울은 춥고 내 주름은 깊어져도
꽃들이 피면 새들처럼 노래하고
하늘 뜨거운 날 푸른 슾으로 날아가리라
그 숲에 둥지튼 여린 새들과
그늘속에 자리잡은 꽃들과
솔잎을 간지럽히는 바람에게
푸른 바다의 외로운 섬 이야기를 들여 주리라
섬속에 갇힌채 사랑한 것이 무엇이며
그 기다림이 얼마나 외로운 것이였으며
내 눈물겨운 기쁨이 무엇이 였는지
들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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