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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평 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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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08-01-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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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008. 1. 27(일)
설원(雪原)에서
바람소리/김윤기
하얀 비둘기떼 후드득 날아 오른 순결한 날개짓이 눈부시고
한점 바람도 없는 날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펑 뚫린 하얀 가슴에 걸린 파란 하늘로
후드득 후드득 날아 오른 내 날개짓이
눈부신 햇살로 산란한다
먼길 걸으며
돌뿌리를 걷어찬 깊은 상처도
세월을 먹고 노쇠해 버린 심장의 상처 만큼은 깊지 않다
심방에서 뿜어내던 뜨거운 열정도
사랑도 미움도 식어
허전히 눈뜨는 아침이 몇 날이던가
그저 눈부신 빛으로 산란해 버리고 싶은 이순의 욕망이
오늘은
하얀 바다에서 꿈을 이룬다
고요히 흩어진 정결한 빛으로
눈시린 저 설원에 쏟아져 내려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나를 만나면
할 이야기 많은
너와
걷고 싶은 길이 있다
진종일 쏟아내도 다하지 못할 네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며
웃음뒤에 감춰진 네 슬픔에 눈물을 쏟고 싶은
그런 날
철부지같은 응석으로 털어놓는 네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안에서 묻어 나오는 네 사랑을
뜨겁게 받아 드리고 싶은 곳이 있고
네 입술로 입맞추지 않아도
애틋한 네 노래를 따라 부르며 너를 품어 안는
가슴 뜨거운 시간이 있다
더 늦기전에
내 안에 묻어둔 이야기를 들여주고 싶은 먼 길이
어느 곳에 있어
문득 너를 만나 함께 떠나고 싶은 그러한 날
이미 놓치고만 시간이지만
내 사랑을 고백하고 참았던 눈물 쏟고 싶은
그런 날에는
야윈 네 손을 잡고 저물어 가는 들녘을 건너고 싶다
그 사랑이 두려워
네 곁을 떠나야할 길은
세상에 있는 가장 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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