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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아름다운 편지는 없습니다 -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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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얀목련 작성일 2008-10-09 21:07 댓글 0건 조회 8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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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되어버린 감정의샘은
흘러가는 세월에도 관심이 없는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것일까..

가는시간 보내고
오는시간 맞이하면서
계절의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던 마음의 생채기도
발 적시고 몸 적시면서
오늘이라는 시간개념도 없이 무작정보내고 있는데
한 통의 전화가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어서
잠자는 마음을 깨웠다

따르릉 ~~~
" 여보세요 ? 응 , 아가 나다 . 네 셍일인 것 같아 전화했다
그냥 봉투하나 주면 좋겠지만 봉투는 다음에 줄 것이며
이번에는 네가 좋아하는 포도만 샀다.. "
그렇게 말씀하시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각각 편지를 써서
옆지기 근무하는 학교로 붙이셨던 것이다

살다보면
인생이란 연극 무대가 세옹지마 바로 그런 것이었다
울고 웃고 그러다가 한 정점에 누구나 도달하게 된다
엇그제 시집 온 것같은데 언제 오십을 넘긴 며느리가 되었을까
참으로 세월 빠르다면서
며느리에게 보낸 시어머님의 편지,
한 가정사의 이야기지만
모든 가정의 고부간도
서로에 대한 배려로 마음을 열고 사랑으로 살아갔으면 해서 올려봅니다

00 엄마야 보아라

착한 나의 며느리 결혼한지 27년이 되었구나
27세에 시집오던 날
우리아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게 하자고
약속한 나의 말을 지켜주어서 고맙구나
30년의 희비 엇갈렸든 우여곡절의 삶속에서도
남편에게 순종하고 성질 급한 엄마에게 순종한 예쁜 나의며느리
나의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 000, 000 의 어머니 000의 아내 " 인
나의 며느리, 이 세상에 나의 며느리가 존재하지 않은다면
우리집은 광명이 없는 암흑 오아시스 없는 사막이겠지
이 드넓은 세상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나의 착한 며느리이기 이전에 나의 마음의 벗
가시밭 엉킨 허무한 고갯길을 더불어 거닐어 왔던 나의 동반자
내 눈에서 눈물을 흘릴땐 너의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고
물질적인 고통을 할 땐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던 나의 며느리
결혼 생활 27년동안
어떤 경우에도 아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이 시어머니를 존경한다며
27년간 순종하고 말 대답 한 번 하지 않은 착한 나의 며느리
그러기에 오늘날 00, 00, 와 같은 좋은 자식들이 있구나

착한 며느리 00 엄마야
생각해보니 54번째 너의 생일이구나
네가 좋아하는 포도를 샀다
맛있게 먹고 누구보다 건강하기를 바라고
00 아빠와 더욱더 사랑하는 좋은 부부가 되기를
하느님께 두 손모아 엄마가 빈다

2008, 10, 7 엄마가

친정 큰 언니와 동갑내기 시어머님
결혼해서 지금까지 살면서
시어머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언니 또는 친구처럼 함께
같은길을 걸어왔습니다
앞으로 얼마의 시간을 함께 할 줄 알 수 없지만
사는 날까지 더도덜도말고 지금같이 변함없이 살아갈겁니다
감사합니다

* 부군은 음악 선생님이시고 전남 광주에 사시는 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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