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0(수) - 추억의 길목은 밤꽃 향기로 짙다.
화장실의 명언
젊은이여 어서 일어나라 그대가 지금 편히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제발 일어나라.
네가 그렇게 맥놓고 앉아있는 동안 발을 동동 굴리다 못해 절규하는
몇명의 남자와 여자의 처절한 신음소리가 밖같 세상에서 들리지 않느냐.
어서 일어나 바지를 올리고 힘찬 걸음으로 세상 밖으로 빨리 나오거라
네가 사(思)색에 잠겨있는 동안 밖에있는 사람은 사(死)색이 되어간다.
고상치 못한 곳에 앉아 구린내 나는 사색에 잠겨있는 동안 고통이 극에 달한 문 밖의 몇몇은
그대를 죽이고 말 끔찍한 살인을 모의하고 있음을 아시는 지.
네가 밀어내기에 힘쓰는 동안 밖에있는 사람은 조이기에 힘쓴다.
밀어내는 그대도 힘들겠지만 조이는 에너지의 한계를 아시는가
그 에너지가 바닥나는 순간에 일어날 치욕과 끔찍함을 그대도 아실 것일세.
신은 인간에게 "똑똑"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똑똑한 너는 문밖에서 동동거려도 문 안에서 똑똑한 나는 마음이 여유롭다.
똑똑함을 자꾸 과시하고 싶은 문 밖의 인간과
똑똑함을 감추려하는 문 안의 인간과의 대결은 오늘도 처처에서 발발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의 두가지 쾌감
섭취의 쾌감도 아실거고 배설의 쾌감도 아실터.
원활한 신진대사가 이루어 질때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는 것도 ------- 좋은 하루 되시길
이브의 타락
바람소리/김윤기
타락한 육체의 하늘은 어디이며 신성한 혼의 땅은 어디인가
흩어진 살점 안에 떨리고 요동치는 가여운 몸부림
사랑, 그 앞에 무릎을 조아리고 한없이 드려내고 싶은 그 원초적 욕망
그곳에도 절박한 애원과 신성한 기원은 있었다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고목의 잎새 처럼
혈맥을 따라 나열된 신경의 끝마다
시들지 않은 초록색 욕망들이 가식의 옷을 벗어 던지고
뜨거운 속살 그대로 춤추고 싶어 한다
그래야만 완성될것만 같은 사랑의 매혹
정절과 욕망의 모호한 갈등에서 풀여난 이브의 나신은
노을빛 짙어가는 호수로 뛰어들어
열정의 높이로 솟아 오르고 사랑의 깊이 만큼 가라앉으며
노을빛 너울이고 싶어한다
신성한 육체의 하늘에서 타락한 혼의 땅으로 내려앉은 이브는
이미 발가벗은 나신으로 내 앞에 서있다
더 이상 벗어야할 가식없는 이브의 알몸
보이면 보아라
천사의 날개를 달고 지옥을 오르내리는 마녀의 음산한 눈빛과
허영과 허욕으로 부풀어 오른 젖무덤에 미혹된 두눈 튀어오른 아담의 눈에도
보이면 보아라
품을 수 있다면 안아 보아라
네 품에 안기지 않는다면
물어 보아라
어디서 어떻게 살다 죽기를 소망하는지
발가벗은 에덴의 이브에게 물어 보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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