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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라! (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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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라! (처서)
울고 또 울었다
여름 내내 울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이제는 눈물도 없다
그렇게 울면서도 왜 울었는지 모른다.
울다가 울다가 지쳐서 그대로 잠들었으니
캄캄한 밤 이였고 울음을 그쳤으니
아마도 더워서 울었나보다
새벽에 일어나 이슬 한 모금 배고픔도
모르고 하루 종일 울고 또 울었나보다
때로는 흐느껴 울고 때론 통곡하며
어느 누가 달래주지도 않았고
애초롭게 여기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 누가 왜 우는지 이유도 묻지 않았다.
그래도 매미는 울어야만 했다
이렇게 울다보니 여름이 지나간 모양이다
들판의 벼이삭을 쓰다듬고 지나는 바람
그윽한 솔향기를 품으러 앞동산에 들리니
툭 튀어나온 눈망울에 새긴 그치지 못
할 울음 허공 속을 헤매다 사라졌다
태어날 때 날개를 접고 웅크려 앉은 허물은
이렇게 남겨두고 영혼은 어디로 갔나?
낙락장송 송린의 틈새에 낀 매미의 허물
빈껍데기로 하얗게 말라 부서질 듯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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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한여름 농촌 감나무에 붙어 합창을 하던
매미의 노랫소리는
어쩌다 어쩌다 간혹 들릴 뿐, 요즘엔 잘 들리지 않습니다.
도심의 숲이나 아파트 창문을 공연장으로 이용한다는
소식을 전해 받습니다.
아마 농촌 농가에서 쓰는 농약, 토양 살충제 사용이
원인이 아닐지(?) 합니다.
공시인,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ㅎ^
공병호님의 댓글
공병호 작성일
어단파파 선배님! 건강하시지요?
늘 옆에서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건강은 염려해주시는 덕분으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