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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김호준, 승부차기 신들린 선방...서울 AFC 8강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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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동희 작성일 2009-06-25 07:13 댓글 0건 조회 8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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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준
 
  가시마의 밤은 황홀했다.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FC서울이 또 다시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2대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일곱번째 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역시 수문장 김호준이었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그는 김병지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영원한 2인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김병지가 부상으로 골문을 비운 사이 주전 골키퍼로 발돋움했고, 올시즌 김병지가 경남으로 이적하면서 명실상부한 서울의 간판 수문장이 됐다. 김호준은 지난해 31경기에 출전한 데이어 올시즌 9경기에 나서 8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는 수원 이운재에 버금가는 페널티킥 전문 수문장이다. 지난해 3월 LA갤럭시와의 평가전 승부차기에서 4차례나 막아내는 신들린 방어를 펼친 후 이같은 칭호가 붙었다. 그래서 가시마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면 이긴다는 전망이 선수들 사이에서 나왔다. 그만큼 그는 승부차기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리고 이날 또 다시 이런 믿음에 화답했다. 보통 승부차기에선 선축팀이 유리하다. 가시마가 선축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호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1, 2번 키커인 나카타와 마수다의 페널티킥을 잇따라 선방하며 기세를 제압했다. 서울도 데얀과 아디가 실축했지만 걱정은 없었다.

 승부는 일곱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가시마에선 우치다가 나섰다. 하지만 김호준 앞에서 머뭇머뭇 거리더니 결국 '홈런볼'을 차고 말았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넘겨 자신을 응원하는 가시마 서포터스에 꽂혔다.

 박용호가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골을 성공시키자 가시마 스타디움은 적막에 휩싸였고, 김호준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경기 직후 세뇰 귀네슈 감독은 물론 적장인 오스왈두 올리베이라 가시마 감독도 김호준의 능력에 대해 칭찬했다.

 김호준은 '승부차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상대 키커의 스타일에 따라 판단한다. 기술이 좋은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기본적으로 감각이 다르며 스타일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어느 정도 운도 따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리고 "아직 경기 운영은 미숙하다. 보완할 점이 많다. 하지만 8강에 오른 만큼 꼭 결승까지 가고 싶다"며 기뻐했다.

 지난달 오사카의 기적에 이어 이번에는 가시마의 기적을 일으킨 서울은 8강전을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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