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인가?
내가 내 안의 나에게 물었네
빙긋이 웃던 녀석이 "너는 나이지." 했다네
나보다 더 싱거운 녀석하곤 ---
내가 무엇인가?
친구에게 물었지
"너는 내 그리움이지." 했네
내가 그를 그리워하는 시간에 그도 내가 보고 싶었나 보네
내가 무엇인가?
내 사랑 그에게 물어보았다네
"나의 눈물이지." 했다네
나의 기쁨일 것 같은 내 사랑 그는 나를 늘 가엽게 여기는가 보네
나는 무엇입니까?
내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다네
"너는 내 목숨이지." 하셨네
잃어버린 그 목숨을 그리워하며 지금까지 살아있다네.
나는 무엇입니까?
하늘을 향해 여쭈어 보았네
"네가 딛고 선 땅에 물어보라 나는 너를 모른다." 하셨네.
하여
땅을 향해 물어보았네
나는 무엇입니까?
"흙일뿐인 너를 알아 무엇하랴" 하셨네.
나는 나에게 다시 물었네
"나는 무엇인가?"
그 녀석은
"외로이 산 나를 버리고 언젠가는 빙긋이 웃으며 떠나고 말 못된 놈이지" 했다네.
******** 바람소리의 바람의 소리
산이 가네
바람소리/김윤기
산이 떠나네
작은 산이 품었던 깊은 산이 떠나네
강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
푸득 푸득 날아오른 까마귀, 검은 날갯짓 스치는 바람을 타고
저 숲 뻐꾸기 울며 따라나서고 산비둘기 구구구 울었네
산밖에 모르던 산지기 영감 살던
골 깊은 산 하나 무너져
강으로 가네
바다로 가네
가서 은빛으로 흐르고
천만년 넘실거리고 싶어
하얀 나비때처럼 날아올라
강으로 가네
바다로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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