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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초중고리그 명예 작성일 2009-07-13 21:11 댓글 0건 조회 8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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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리그] 문성고, 강릉 더비매치에서 제일고에 역전승
[ 2009-07-13 ]
 
고등부리그 강릉문성고와 강릉제일고의 열전 ⓒKFA

7월 11일 강원도 원주시에서 2009 대교눈높이 고등부 영동권리그 12라운드가 열렸다. 영동권리그는 10개 팀이 참가해 총 18라운드 경기의 결과로 순위를 결정짓게 되어 있다. 그러니 12라운드가 끝난 시점이 꼭 3분의 2가 끝난 셈이다. 12라운드를 마치면 각 학교마다 여름 방학에 들어가고, 각 팀은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등 영동권리그는 약 47일간의 긴 휴식에 들어가는 것이다.

오전 11시에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 춘천고와 제천제일고의 경기가 육민관고 운동장에서 시작되었고, 원주 종합운동장에서는 이웃지역의 새로운 라이벌 관계가 되어버린 횡성의 갑천고와 원주공고의 경기가 열렸다. 원주공고 동문과 재학생 응원단 등 500여 명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원주공고가 갑천고에 승리하여 리그 성적 5승 3무 4패로 승점 18점을 확보, 리그 순위 5위로 올라서게 되었고, 더불어 지난 번 패배도 설욕했다.

리그 순위 3위인 춘천고와 리그 순위 6위인 제천제일고는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하여 사이좋게 승점 1점씩을 나누어가졌다. 춘천고는 7승 3무 2패가 되어 승점 24점으로 리그 순위 3위 자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갈길 바쁜 제천제일고로서는 아쉬운 한판이 아닐 수 없는 경기였다. 리그 성적 5승 3무 4패로 승점 18점이 되어 이날 갑천고를 물리치고 승점을 확보한 원주공고에게 골득실차가 뒤져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13시에 이어진 경기는 강릉농공고-대관령상지고전이 육민관고 운동장에서 열렸고, 결과는 강릉농공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의 승리로 리그 성적 4승 8패가 되어 승점 12점을 확보한 강릉농공고가 3승 1무 7패의 갑천고를 추월하여 리그 7위로 올라섰다. 같은 시간 원주종합운동장에서는 리그 4위 자리를 지켜야 하는 묵호고와 리그 성적 꼴찌인 청평공고의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묵호고가 승리하여 승점 21점을 기록했다. 묵호고는 역시 이날 승리해 승점 18점을 확보한 원주공고와 한 게임 차로 리그 4위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날의 관심 경기는 리그 성적 10승 1무로 리그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강릉문성고와 9승 1무 1패로 리그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강릉제일고의 경기였다. 경기 결과가 당장 리그 순위를 바꾸지는 않지만, 향후 리그 우승에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만약 제일고가 문성고를 물리치고 지난번 패배를 설욕한다면 승점이 동률이 되어 어떤 결과로 리그가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었다.

15시에 킥오프가 된 경기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다. 강릉문성고의 또 다른 자랑이며 강원도 권역에서는 매우 유명한 마칭밴드가 응원 연주를 시작했고, 50여 명의 재학생과 70여 명의 동문응원단이 막대풍선을 이용해 열렬하게 응원을 보내주었다. 한편 강릉제일고는 오랜 전통과 축구 명문 학교답게 지역마다 활성화 되어 있는 동문 응원단 200여 명이 강릉문성고에 뒤지지 않는 응원을 보내주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강릉문성고였다. 빠른 공격수를 이용한 측면 돌파가 좌우에서 전개되어 날카로운 크로스로 연결되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김대경과 좌측 측면 공격수 김영균은 최전방 공격수 임명신의 머리와 발끝에 공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몇 차례 계속되었다. 하지만 제일고 수비수들의 조직력은 그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중원에서 공격을 지원하는 박영재의 기습적은 중앙돌파가 제일고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제일고의 탄탄한 수비 조직은 좀처럼 헛점을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제일고의 역습이 기회가 생길 때마다 빠르게 전개되어 문성고 골문을 위협했다. 제일고 주장인 김정주의 빠른 발을 이용하여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드는 중앙 돌파와 구청모의 측면 돌파 역시 매번 날카롭게 전개되었다. 중원 공격형 선수인 김태영의 정확한 패스 능력을 이용한 볼 배급과 박종관의 파워 넘치는 경기 운영이 결코 문성고에 뒤지 않았다.

먼저 선제골을 넣은 팀은 강릉제일고였다. 전반 13분이었다. 역시 빠른 역습 찬스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득점이었다. 오른쪽 측면으로 빠르게 넘겨진 볼이 문성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들던 김정주에게 전달되었고, 그 볼은 우측 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뛰어들던 구청모의 발등에 정확하게 맞았다. 문성고 골키퍼 이근표는 몸을 날려 볼을 쳐냈지만, 그 볼은 역시 문성고 골문을 향해 달려들던 16번 심정섭의 발 앞에 떨어졌다. 볼은 가볍게 골대 안으로 들어가 골망을 출렁이게 했다.

문성고 응원단에서는 “괜찮아, 괜찮아”를 소리 높여 외쳐댔다. 그러나 선수들은 순간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일고 선수들의 충전된 사기는 거침이 없었다. 문성고 골문을 향해 성난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하지만 문성고의 견실한 수비벽은 더 이상의 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유용종의 정확한 위치선정을 통한 최종 수비와 파워 넘치는 오정환의 콤비 플레이는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왼쪽 수비수 박현우와 오른쪽 수비수 신선호의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와 오버래핑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강릉 문성고의 나구일과 김경탁이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압박이 살아나자 문성고 공격루트가 좀더 활기 있게 전개되었다. 김대경의 측면 돌파가 몇 차례 제일고 문전을 위협하더니 결정적인 찬스를 만든 것은 19분 경이었다. 오른쪽 중앙선 부근에서 박현우에게 볼을 넘겨받은 김대경이 이번에는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박스 중앙에서 움직이던 임명신이 좌측 사이드로 이동을 하는 순간 김대경은 임명신의 발 아래로 볼을 찔러 넣었다. 임명신은 그 볼을 골라인 앞까지 치고 들어왔고, 제일고 수비수는 그만 뒤에서 태클을 들어가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임명신은 장단지를 채이며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임명신은 가볍게 골을 성공 시켰다. 전반전은 더 이상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양 팀의 응원은 한껏 고조되었다. 선수들 역시 질 수 없는 경기에 나선 전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동권리그의 최고를 결정짓는 전쟁이 분명했다. 선수들은 뛰고, 또 뛰면서 공격하고 방어를 했다. 제일고로서는 지난 번 패배 후 이번에는 질 수 없는 경기였다. 문성고로서는 영동권리그 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최고의 팀이라는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경기였다.

사실 두 팀은 지난 6월 7일 강원도 홍천에서 강원도 협회장기 겸 전국체전 강원도 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강릉문성고는 강원도내 거주 기간 조항에 주전 선수 몇 명이 해당되지 않아 출전할 수 없는 경기였다. 그 결과 문성고는 제일고에게 패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므로 강릉문성고 역시 제일고에게 또 다시 질 수 없는 경기였다. 강릉문성고는 U-17 대표팀 소집훈련에 참가했다가 당일 합류한 이민수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8분 드디어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문성고의 역전 골이었다. 오른쪽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잡은 김영균이 측면을 파고들다가 돌아서며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올린 볼을 박영재가 백헤딩했다. 그 볼은 박스 좌측 공간으로 떨어졌고, 뛰어들던 강릉문성고 임명신의 발등에 정확하게 맞았다. 볼은 골키퍼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쳐 골망을 출렁이게 했다.

역전골을 내준 제일고는 총공격으로 나섰다. 그러자 강릉문성고 벤치는 발이 빠른 공격수 김현곤을 교체 투입했다. 총공격으로 전환한 제일고 공격을 발이 빠른 공격수를 투입하여 역습으로 차단하는 전술이었다. 결국 제일고의 공격은 주춤했고, 문성고의 단단한 수비벽에 가로막힌 채 도리어 역습 찬스를 몇 번 더 내주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골은 성공시키지 못했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위하여 필사적으로 뛰는 제일고 선수들과 그 공격을 방어하는 문성고 선수들의 경기 장면은 분명 우리 대한민국 고등학교 축구의 최고 수준의 경기임이 분명했다.

강릉문성고는 이날의 승리로 영동권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 2위인 제일고와 두 번의 결전에서 모두 승리하여 승점 6점차로 벌리며 선두를 굳건하게 지킨 것이다. 강릉제일고와의 12라운드 경기 승리는 리그 우승에 팔부 능선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없는 한판승이었다.


글=전국초중고리그 명예기자 이종득(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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