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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라! (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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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병호 작성일 2021-08-08 21:27 댓글 2건 조회 1,1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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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라! (처서)
 

울고 또 울었다

여름 내내 울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이제는 눈물도 없다

그렇게 울면서도 왜 울었는지 모른다.

울다가 울다가 지쳐서 그대로 잠들었으니

캄캄한 밤 이였고 울음을 그쳤으니

아마도 더워서 울었나보다

새벽에 일어나 이슬 한 모금 배고픔도

모르고 하루 종일 울고 또 울었나보다

때로는 흐느껴 울고 때론 통곡하며

어느 누가 달래주지도 않았고

애초롭게 여기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 누가 왜 우는지 이유도 묻지 않았다.

그래도 매미는 울어야만 했다

이렇게 울다보니 여름이 지나간 모양이다

들판의 벼이삭을 쓰다듬고 지나는 바람

그윽한 솔향기를 품으러 앞동산에 들리니

툭 튀어나온 눈망울에 새긴 그치지 못

할 울음 허공 속을 헤매다 사라졌다

태어날 때 날개를 접고 웅크려 앉은 허물은

이렇게 남겨두고 영혼은 어디로 갔나?
낙락장송 송린의 틈새에 낀 매미의 허물

빈껍데기로 하얗게 말라 부서질 듯이 남아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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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한여름 농촌 감나무에 붙어 합창을 하던
매미의 노랫소리는
어쩌다 어쩌다 간혹 들릴 뿐, 요즘엔 잘 들리지 않습니다.
도심의 숲이나 아파트 창문을 공연장으로 이용한다는
소식을 전해 받습니다.
아마 농촌 농가에서 쓰는 농약, 토양 살충제 사용이
원인이 아닐지(?) 합니다.

공시인,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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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님의 댓글

공병호 작성일

어단파파 선배님! 건강하시지요?
늘 옆에서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건강은 염려해주시는 덕분으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