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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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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놈
세월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 빠름이 나이에 비례한다고 했던 선인들의 이야기가 문득 떠 오릅니다.
10대에는 시속 10km, 30대는 30km, 60대는 60km의 속도로 간다는 이야기가 실감납니다.
차량도 달리다 보면 가속이 붙듯 사람의 나이에도 가속도가 붙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세월은 사정없이 까먹고 있는데 남는 것이라곤 흰 머리카락과 주름살, 그리고 차곡차곡 쌓이는 나이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사랑방에서 담뱃대 물고 “에헴”을 외치며 대접을 받고 살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정도 살았으면 세상을 달관하고도 남으리라 보는데, 알았던 것은 점점 사라지고 멍청한 것만 내 머리 속에 켜켜이 쌓이는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지난 11월 중에 현 동문회장님과 몇 몇 부회장님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만남의 과정에서 저는 뒤통수가 서늘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꾀산머리가 없는 인간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어갔습니다.
딴엔 교단에 서서 공자 왈 맹자왈을 외치면서 후학을 지도했다고 자부했는데 그 순간은 철딱서니 없는 한 인간으로 전락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 당시 저와 만났던 부회장님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제 사견을 피력해 봅니다.
현 회장님이 우리 동문회에 큰 발전과 함께 족적을 남길 수 있는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이 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닥치면서 아무 일도 못하게 되어 부득불 연임을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그분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보건대 코로나로 일 못한 부분은 농상전과 기별체육대회 치르지 못한 것 이외에는 큰 일이 없었다고 봅니다.
위 두 가지는 아무개가 회장이 되어도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연임을 더 부각시키기 위함이랄까, 역대 회장들은 회장이 되는 것부터 문제가 많았으며 되고 난 뒤에도 회계 쪽을 엉망으로 처리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남을 격하하여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듯 한 화법에서 저는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모 회장님을 4년동안 모시고 회계를 직접 봐 왔기에 되지도 않은 이야기를 한다 싶어서 반론도 제기했습니다만 별 별 사례를 다 들어서 회계 쪽에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회계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경찰에서 입증을 해 준 역사가 있었습니다.
역대 회장단에서 죄다 회계 쪽에 부정이 있었던 것처럼 표현한데 대한 증빙자료가 회계 장부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시에 회계와 감사를 보았던 사람들은 죄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만 한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봅니다.
결국 현 회장님은 회장이 될 때도 부드러웠으며 회계 쪽도 깔끔했다는 반증으로 들렸습니다.
맞는지 아닌지는 좀 더 들여다 봐야 할 문제라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제시한 이야기인 즉,
현 회장님이 재력도 풍부한데 연임을 시켜 놓으면 거금을 들여 동문회관도 하나 만들어 주실 것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거기에다 현 회장님이 모교 축구발전을 위하여 많은 돈을 쾌척한다면 전국대회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비쳤습니다.
그리고 현재 동문회 기금의 이자로는 동문회 운영을 할 수 없음으로 현 회장님이 연임을 통하여 운영자금도 듬뿍 받아 내어 원활하게 동문회를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분들의 그런 이야기를 듣노라니 제가 갑자기 바보가 된 듯 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저는 순수하게 우리 동문회가 잘 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상의하고자 방문했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꺼낼 겨를도 없이 위와 같은 사유로 회장님을 연임시켜 더 많은 돈이 동문회로 들어오게 하면 좋지 않겠냐는 식으로 피력하였습니다.
가난한 동문회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실 현 회장님을 연임으로 모시지는 못할지언정 헌 방꽁이짓을 해서야 되겠냐는 식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속으로 제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로 무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임을 반대하고 있는 동문들은 현 회장님이 제공해 주실 거금을 걷어차는 바보 같은 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 리얼하게 표현한다면 “공짜로 주는 밥도 얻어먹지 못하는 찌질 한 놈”으로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어가 더 큰 자괴감을 느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 회장님이 사재를 털어 우리 동문회의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대대손손 칭송을 받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한 일이라곤 멀쩡히 근무하는 사무장이나 내치고, 동문사회에 분열과 갈등이나 일으키고 전임회장단 흉 본 일 이외에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동문회를 누가 신뢰를 할 것이며 그것도 모자라 연임을 해야 한다고 외치면 누가 환영 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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