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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求道)는 점점 방향을 ...(김수묵, 41회, 기고문(강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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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求道)는 점점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단오절(端午節)을 앞두고 입암골(立巖谷)에서 소용돌이치는 구풍(求風)은 예사롭지 않다.
강릉중앙고의 총동문회(회장 조규명)는 강원FC의 공정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올해 강릉중앙고와 강릉제일고의 단오절 축구 정기전은 중단하겠다고 도하 각 신문에서 밝혔다.
그 배경에는 2011년 강원FC가 강릉제일고를 유소년 팀으로 지정하여 2012년부터 매년 4억원의 재정 등의 지원을 함에 따라 양교는 전력 면에서 균형이 깨졌다면서 원인을 제공한 강원FC의 공정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원FC의 관계자는 규정에 따랐을 뿐이라면서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하고 있지만 전후 사정을 잘 아는 피해 당사자는 잔혹하고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할 것이다.
게임의 율(律)은 곧 생명이다. 그런데 그 율이 공정하지 못했다면 다른 일방의 피해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뻔 한 일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유소년팀 지정 당시 일방의 방기 또는 무지한 대응(요행수)으로 오늘과 같은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본다.
규칙은 곧 법(法)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규칙이 다수를 어렵게 한다면 그 규칙이 존치하는 날까지 갈등과 혼란은 지속 될 것이며, 억울하게도 정기전을 보이콧한 중앙고는 향후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돌이켜보면 1976년부터 시작된 양교의 정기전은 호각지세(互角之勢)로 용호상박(龍虎相搏)으로 축구중흥을 선도하면서 38년의 우정과 화합을 나누는 전통(傳統)으로 맥을 이어왔다.
본디 전통이라는 것은 연륜(年輪)이 만들어내는 보석과도 같다.
때문에 빛나는 전통은 명예와 자존심의 응집된 결정체가 아닌가 생각된다.
오늘날 구도강릉(求道江陵) 이라고 불리우는데는 지역적 특성은 물론 학교(學校)와 관민(官民) 모두가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뭉친 성과물로 자연적으로 붙여진 무형적인 상징어다.
그 이면에는 동문들의 엄청난 투자와 시민들의 크나큰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본다.
볼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단양절에 열리는 정기전은 전 동문들을 운동장으로 불러 모이게 만들었고, 운동장에서 뿜어 나오는 양교의 힘찬 응원의 함성은 그야말로 강릉인의 긍지와 자긍을 심어주는 시민 대문화축제장이였다.
이와같이 양교의 단오 정기전이 갖고 있는 의미는 유형의 엄청난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이해당자자의 총체적 소통부재로 인하여 어처구니없게 구도(求道)는 점점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원칙이 바르지 못할 때 이해심은 사라지고 이기심이 발동한다.
이번 사태에 대하여 관련단체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민심은 그저 공이 대굴대굴 굴러가는 대로 계속 보고만 있을는지? 자칫, 이번 정기전 중단으로 프로구단 강원FC에 대한 강릉인의 민심 이반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스럽다.
2014. 05. 26. 행정사 김수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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