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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시공(時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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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4-06-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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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시공
바람소리/김윤기
착한 천성에 썩지 않을 곧은 못 치고
걸어 두었던 시화 석 점
진심이 거짓으로 둔갑해 버린 이방에서
거두어 오던 날
생선 썩은 비린 내 나는 시화(詩畵)
열린 하늘 내려다보는 쓰레기장에
차마 못 버리고
죽어버린 시인의 혼절한 시가 은거할만한
골방 구석
처박아 두었던 것
소일거리 접어둔 비 오는 날 끄집어내어
쌓인 먼지 떨어내고
백치 같은 벽 위에 순한 못 치고
걸어 놓았다.
획 하나 고친 것 없고
색 하나 덧칠한 것 없어도
애틋한 시인의 로망스
석 삼년 곰삭은 흔적 위로
실바람 타고 번지는 동심원 하나
오!
아집의 길에 들어 서 허둥대던
선하디 선한 얼굴이여!
잔잔한 물결 위에 겹쳐 이내 그리운 까닭은
시공 속에서 뒤틀린
어처구니없는 어떤 모순일 뿐
못 다한 정
등지고 돌아 선 비망록에 남은
한 가닥 서러움일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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