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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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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넥타이
바람소리/김윤기
오월 저물녘에 돌아온 앞 산 꾀꼬리
정겹게 울던 아침
모가지에 걸친 젊디젊은 노란 넥타일
만지작거리고 있는 거울 속의
어색한 자화상
흘러간 세월과 대립각을 세운 노안의 이질감
균형 잃고 비틀거리고 있다
엇박자로 엉킨 세월의 비애로
또는 오만한 자존심으로
맛깔스런 삶의 화음을 맞춰가는 목덜미
오늘 하루쯤 호사를 누려도 허물없을 듯
치열히 살아왔던 노병의 상흔 속으로
금빛 날개를 가진 꾀꼬리 날아들고
초록이 짙은 나무와 나무들 사이로
상큼한 바람 한 줄기 가볍게 스쳐간다
맑디맑은 거울 속에서 서둘러 해탈한 화상
나들이 길 들어서기 전
빙긋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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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탈한 궤팍한 취향이긴 하지만 노란 넥타이를 두르면
10년쯤 젊어진 느낌이 든다.
흘러간 청춘에 대한 향수
얼마나 절절한 것인지 젊은이는 모를 껄
덧없이 늙어버린 비애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그 와중에도 오늘 날까지 꿋꿋이 살아남은 자존심
그럼에도 상극으로 대치하고 있는 이 본질적 이질감을 조율하고 짜맞추어
삶의 활력을 거두는 노련함
놀랍지 않은가.
젊어질 순 없지만 젊은이 흉내를 낼 수 있는 용기
그 가상함
마치 아브락삭스의 은총으로 주어진 새의 날개처럼
노년의 나에게도 힘차게 날아오를 푸른 창공이 어찌 없으랴.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기쁨과 슬픔이 만나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서
유년과 노년이 만나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기쁨도 슬픔도 아닌,
과거도 현재도 아닌,
유년도 노년도 아닌 융합의 이치로 생성된 산물의 가치를
그대는 아는가.
어둠 속의 혼돈에 빛의 질서를 더하여 생성된 우주의 가치를
아느냐 물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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